내용요약 AI 역할 고도화...마케팅, 개발, 쇼호스트 대체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 각광
유통가 디지털 전략
롯데백화점은 최근 AI 아티스트 노엘 반다이크와 협업해 2024년 봄 시즌 비주얼 이미지를 제작했다. /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최근 AI 아티스트 노엘 반다이크와 협업해 2024년 봄 시즌 비주얼 이미지를 제작했다. / 롯데백화점 제공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유통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역할이 다양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상품 추천이나 검색, 챗봇 상담 등 고객편의 서비스로 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마케팅, 제품 개발, 쇼호스트 등 기업 내 핵심 업무까지 맡고 있다. 

지난 몇 년간 AI는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았다. 업무 효율성 증대는 물론 격변하는 환경 속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기업들 사이에서도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7년부터 AI를 화두로 삼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왔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롯데그룹 외에도 유통업체 전반이 올해 '디지털 전략 강화'를 목표로 삼고 AI 경쟁을 벌이고 있다. AI 고도화로 서비스 활용 범위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대표적으로 마케팅 업무가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AI 아티스트 노엘 반다이크와 협업해 2024년 봄 시즌 비주얼 이미지를 제작했다. 롯데백화점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즌 비주얼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엘 반다이크는 추상 회화와 AI를 활용한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네덜란드 아티스트다. 텍스트를 통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미드저니'를 활용한다. 이번 비주얼을 통해 일상생활 속 도시와 버스 등 현실적 소재에 상상의 요소를 더해 현실과 비현실 경계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롯데백화점은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봄 시즌 비주얼을 연출한 이유에 대해 "단순히 업무의 효율성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백화점이 외부 카피라이터와 특정 행사를 기획할 때 1차 카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2주가 걸린다. 현대백화점은 루이스를 도입함으로써 카피라이팅 관련 업무시간을 3~4시간으로 단축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8일 가상인간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Lucy Talk Live)’를 론칭했다. /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은 지난 8일 가상인간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Lucy Talk Live)’를 론칭했다. / 롯데홈쇼핑 제공

홈쇼핑업계서는 AI 가상인간이 쇼호스트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8일 가상인간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Lucy Talk Live)’를 론칭했다. 루시의 AI 아바타를 구현하고 음성합성(TTS, Text to Speech) 기술로 제작된 목소리를 송출하는 방식이다. 루시가 쇼호스트 없이 단독 출연해 상품 판매 및 고객 소통을 진행한 결과, 1시간 동안 실시간 채팅수는 전주 동시간대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2020년에 개발한 자체 가상인간이다. 2021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TV홈쇼핑 방송 쇼호스트, 브랜드 협업 광고 모델, 롯데호텔 홍보, 라이브커머스 진행 등을 맡아왔다.

이 외에도 편의점 GS25는 지난해 5월 챗GPT와 AI 기술로 패키지 디자인과 상품 개발에 성공했다. 챗봇 서비스인 아숙업(AskUp)을 통해 맛·알코올 도수·레시피·디자인·상품명·가격을 모두 정한 '아숙업 레몬스파클 하이볼'을 출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AI로 패키지를 디자인한 제품(심플리쿡 떠먹는타코, 제철 열무 샐러드, 프룻후룻 과일젤리)들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축적된 데이터가 많아진만큼 AI 활용 서비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상상력이나 감성이 가미된 작업까지 가능해졌다. 더 다양한 직업군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라며 "기업에서도 근무시간이나 물류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어 AI 서비스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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