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출퇴근 시간대에 서울시내 올림픽 도로와 강변북로 등은 주차장이 되기 일쑤다.

특히 도로 상에서 자동차 사고라도 날 경우 이들 도로는 그야말로  ‘교통지옥’으로 변하곤 한다. 언제 정체현상이 풀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수도권 등지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서울의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운 나날’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낮 시간대에도 이들 도로는 막히는 경우가 많아 서울 시민들은 정체돼 있는 도로만 생각하면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교통체증을 한 방에 해결해줄 수 있는 운송수단의  등장이 임박했다.

도심 내 길지 않은 거리를 하늘길을 통해 이동하는 UAM(도심항공교통, Urban Air Mobility)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가령 전기와 수소 등을 이용해 수직 이착륙하는 UAM 기체를 타고 김포공항과 수서 간 33km구간을 100m 상공에서 시속 150km로 주파할 경우 15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몇 배 소요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셈이다.

UAM은 그린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류의 당면 과제인 탄소중립의 목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말 UAM 상용화를 시작으로 2030년 전국 확산, 2035년 이용 보편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경인 아라뱃길에서 UAM 실증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KT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체 제작을 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UAM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해외 출장을 다니며 미래에는 이른 바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UAM이 각광받을 것으로 판단,  일찌감치 전담조직을 꾸려 개발에 나선 것이다.

UAM은 미래에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2025년 109억달러(약 14조6000억), 2030년 516억달러(약 68조9000억), 2040년 6090억달러(약 813조원)로 급팽창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에 아주 중요한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지난 2019년 가을 임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그 해 본격적인 UAM 개발조직을 꾸렸다.

정 회장은 현재 UAM 사업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향후 땅이 넓은 미국의 UAM 시장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미국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21년초에는 미국에 UAM 관련 독립법인을 설립해  ‘슈퍼널’로 명명했다. 미국 법인에선 현재 도심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2년 전에는 항공기 엔진 부분에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롤스로이스사와 UAM 기체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현대차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점찍은 UAM 사업이 국내외에서 상용화가 임박함에 따라 현대차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서산시와 그린에너지 기반 첨단 항공모빌리티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서산의 간척지인 천수만 B지구 일대에 UAM 사업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CES2024에서 수직 이착륙 항공기 UAM의 콘셉트카인 S-A2를 공개한 바 있다.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없이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S-A2는 최대 400~500m 고도에서 시속 200km의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기술 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의 UAM 콘셉트  카  S-A2
현대차의 UAM 콘셉트  카  S-A2

만약 UAM이 시속 200km로 질주한다면 최고시속 180km의 광역급행열차(GTX)보다도 빠른 교통수단이 된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UAM 기체의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아래 관련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UAM 분야의 글로벌  기체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UAM의 개발에 국내외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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