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계도 뚜렷...적절한 시기에 신청해야 효과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세입자가 상습적으로 임대료를 연체하는 등 명도 분쟁시 소송보다 제소전화해가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법도 종합법률사무소의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이를 "상가 임대차에서 제소전화해는 명도소송 대비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제도이다"라며 "다만 제소전화해를 미리 신청하지 않은 채 명도소송 직전 제소전화해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고 말한다.

제소전화해란 소송을 제기하기 전 화해한다는 뜻으로 법원에서 성립 결정을 ㅂ다는 제도다. 화해조서가 성립되면 강제집행 효력을 가진다. 주로 상가임대차 관계에서 많이 활용된다.

엄 변호사는 지난 10년간 임대차 관련 제소전화해 전화문의만 3200건이 넘었다고 말한다. 최근 상가 임대차에서 제소전화해는 명도 분뱅을 예방하는 효과가 커 건물주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제소전화해 신청은 시기의 제약이 없다. 즉 계약기간 중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러 계약이 해지된 후에도 건물주와 합의 차원에서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 신청 시기에 정해진 것이 없는 만큼 명도소송 직전 신청도 가능하다”며 “제소전화해는 명도소송 판결문과 같은 집행권원이기 때문에 명도소송 절차와 동일하게 강제집행까지 진행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명도소송 직전 제소전화해는 한계도 있다. 소송 대비 빠르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립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에 이미 피해가 발생한 건물주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제소전화해는 서로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다. 소송 직전까지 간 상황은 다시말해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상황에서 세입자가 제소전화해 신청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엄 변호사는 “명도소송 직전 건물주가 제소전화해를 하려면 명확한 사후 대책이나 이득이 있어야 가능할 일”이다"라며 “가령 세입자가 그동안 밀린 임대료를 내거나 더는 임대료를 밀리지 않겠다는 확실한 약속이 필요하지만, 세입자가 이를 지키면서 동의까지 간다는 건 결단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명도소송 직전 제소전화해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제소전화해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신청 시기를 언제로 잡아야 할까. 제소전화해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 신청하고 성립 결정까지 받아두는 게 가장 현명하다. 실제로 상가 임대차에서 제소전화해는 건물주와 세입자간 계약조건으로 계약 초부터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가 성립된 후에는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되기 때문에 세입자가 계약 사항을 잘 준수하게 만드는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반대로 건물주 입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 집행권원이 생기는 것이기에 추후 문제가 발생해도 빠르게 법적 대응이 가능한 제소전화해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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