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김남구 회장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선 요즘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금융지주가 지난해 자본시장 침체 속에서도 발군의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년 동안 부동산PF 부실여파로 증권사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뉴스가  계속된 가운데 한국금융지주가 깜짝 실적을 올린 것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3년 매출액(영업수익)  23조796억원, 영업이익 821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0.5%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10.8% 증가한 708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한국투자자산운옹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들 회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고금리와 부동산PF 리스크 속에서도 호실적을 낸 것이 한국금융지주의 실적 성장세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9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11.5% 성장했다. 순이익 기준 증권사 1위다. 2022년 3위에서 1위 고지를 탈환한 성적표다. 부동산PF 부실 여파로 충당금 등을 쌓느라 기업금융 부문에선 66% 줄어든 1695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채권운용 부문과 브로커리지 수입이 대폭 늘어나 탄탄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리스크 관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는 자본시장의 흐름을 누구보다 속속들이 꿰고 있는 김남구 회장이 리스크에 강한 조직을 구축하고 운영해 온 때문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김남구 회장은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으로 이른 바 재벌 2세 경영인이다. 그런데 그는 젊은 시절 증권업의 밑바닥부터 경험한 덕분에  자본시장업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최고 경영자가 된 이후에도 그때 그때 상황에 잘 대처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런 배경에 자본시장에 대한 지식도 풍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7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대리로 입사해 일선 지점에서 리테일 영업을 하고 채권부서와 기획부서 등을 거치며 증권사 업무를 두루 익혔다.

그는 M&A를 통한 성장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지난 2005년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곧바로 동원증권과 합병했고 회사 명칭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정해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중소 증권사인 동원증권을 모태로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금융지주사를 일군 것이다. 재벌 2세 경영인으로는  흔치 않은 케이스다.

김 회장은  ‘아시아 제1의 투자금융 회사’를 모토로 일찍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남다른 공을 들여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베트남에 현지법인 KIS베트남을 설립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중개업과 리테일 고객 대상 신용공여 등을 하고 있는 KIS베트남은 2023년 자기자본 기준 외국계 증권사 2위,  전체 베트남 증권사 10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또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의 증권사를 인수해 자기자본 420억원 규모의 KIS인도네시아를 출범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과 홍콩, 런던 등지에도 해외 법인을 두고 있는 상태다.

김남구 회장은 수시로 해외 법인들을 찾아다니며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결실도 맺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사업에선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의 두 마리 토끼를 쫓고 글로벌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김남구 회장이 과연 언제쯤 아시아 최고의 투자금융사를 일궈낼지 주목된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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