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진현]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여러가지 우려사항을 쏟아냈다.

핵심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467만여명의 소액주주 가운데 600여명이 참석했다.

한 소액주주는 “예전 같은 혁신의 삼성이 아니라 해가 갈수록 공무원 조직으로 전락하는 모습이 우려돼 난생 처음 주총에 왔다.  HBM은 하이닉스에 밀리고 메모리와 시너지를 내겠다고 시작한 파운드리 사업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경영진을 질타했다.

또다른 소액 주주는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출하량이 13년만에 애플 아이폰에 밀렸다. 반도체부터 모바일까지 총제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의 지적은 틀린 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4조원의 적자를 냈다. 메모리 분야의 하강 사이클에 기인한 결과이지만  글로벌 경기 탓만 하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파운드리 (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점유율도 11%로 축소되었다.

반면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지난해 35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삼성전자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도 치열하다.

미국이 자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붓고 일본도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일궈내겠다며 전력투구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AI반도체 개발에 세계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소액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 2~3년 내에 세계 1위를 탈환하겠다"고 주주총회서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일치단결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에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이 노조 때문에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임금협상에 실패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찬성률이 높다면 삼성전자 역사상 첫 파업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4조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않는다. 상식적으로 기업이 주요 사업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면 임금 동결이 적절할 것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노조는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만의 TSMC는 무노조 경영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칩 설계 전문기업들이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를 알게된다면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만의 TSMC로 파운드리 무게추가 기울게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은 단체행동 운운할 때가 아니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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