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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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유통업계가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했다. 올해 화두는 사내 및 사외이사 선임과 배당절차 개선이다. 이사회 재정비 및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당분간은 '내실 다지기'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정기 주총은 21일 신세계, GS리테일, BGF리테일이 스타트를 끊었다. 오는 25일 롯데하이마트, 26일에는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28일에는 롯데지주, 이마트, 현대지에프홀딩스 등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유통 3사'는 공통적으로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선다. 

투자자가 배당액을 사전에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롯데지주, 현대백화점그룹은 깜깜이 배당을 막기 위해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기준일 분리를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신세계 또한 배당기준일을 의결권 행사 기준일과 다른 날로 배치할 수 있도록 우선 개정한다. 이마트는 일찍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배당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배당기준일 관련 정관을 바꿨다. 

이 같은 배당절차 개선은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으며, 실제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선 배당액, 후 배당기준일 확정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외에 이번 주총의 공통점은 대부분 사내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만을 올렸다는 점이다. 신사업 확장과 관련해서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대내외로 불안정한 유통 시장을 고려해 우선은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주총에서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 등 2명을 신규 사내이사로,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만 상정했다. 

향후 주요 투자 계획으로는 기존점 리뉴얼 단행 등이 있다. 투자재원은 내부유보자금 및 다양한 조달방법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 경영전략실장,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등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롯데월드타워 / 롯데 제공 
롯데월드타워 / 롯데 제공 

롯데쇼핑은 김상현 유통군HQ총괄대표 부회장, 정준호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 장호주 유통군HQ재무혁신본부장 등 사내이사 3명 재선임, 심수옥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앞서 롯데는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과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통해 경영 투명성 강화 및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제도를 비상장사인 롯데GRS와 대홍기획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및 균형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두 개 계열사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최근 도입한 사외이사 의장 제도 및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지속적으로 계열사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정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 /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더현대 서울 /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와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냈다. 사외이사로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신규 선임하고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장,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를 재선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10개 상장 계열사에 대해 기존 '매결산기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등록질권자에게 배당을 지급한다'는 정관 내용을 ‘이사회 결의로 이익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으며, 기준일을 정한 경우 그 기준일의 2주 전에 이를 공고해야 한다'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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