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정의선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것 중의 하나가 로봇 사업이다.

미래에 그룹 매출의 20%를 로봇이 책임지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 회장의 포석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액은 166조, 기아차는 99조로 두 회사를 합치면 265조다. 여기에 20%를 단순 대입하면 53조다. 정 회장이 로봇 사업에 대해 그리는 청사진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현대차그룹을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관점에서  자율주행 기술 등이 접목되는 로봇은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로봇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한 정의선 회장은  2020년말 미국의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함으로써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는데 투입한 자금은 9000여억원이다.

1992년 MIT 교수로 재직하던 마크 레이버트가 설립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 로봇기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주로 군사용 로봇개발에 매달렸는데 상업화에 진전이 없었던 것이 단점이었다.  2013년 구글,  2017년에는 소프트뱅크에 인수되었다가 현대차를 주인으로 맞아들였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을 하는 개 모양의 스팟과  2족 보행하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등을 포함해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화형 인공지능인 오픈AI의 챗GPT가 인류문명의 신기원을 이뤄내면서  AI를 장착한 인간형 로봇 개발 경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구촌의 관심도 뜨겁다.

미국의 로봇 전문 스타트업 피규어AI가 최근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대화를 하며 식탁 위의 물건도 식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피규어AI사는 오픈AI와 협업해 이번에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선보였다.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4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AI로봇연구소도 설립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

상업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은  ‘경비 로봇’으로 변신해 기아 광명 공장의 야간 경계를 책임지고 있고 서비스 로봇으로 개발된  ‘달이’는 기아와 현대차 영업현장에 투입돼 고객 안내 등을 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는 지난해 공개 영상에서 믈건을 집은 채로 계단을 뛰어다닐 정도로 발전했다. 올해는 아틀라스가 어느 수준까지 똑똑해 질지 주목된다.

정의선 회장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은  ‘신의 한수’로 평가된다. 로봇이 AI의 발달과 함께 빠르게 인류 곁으로 다가오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  3위에 등극한 현대차가 정의선 회장의 진두지휘아래 AI로봇 분야에선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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