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직무중심 채용 경향 뚜렷・・・조직문화 강조되는 추세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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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신규채용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이 ‘직무관련 일경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와 한국고용정보원(원장 김영중)은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며, 대상의 63.0%인 315개 기업에서 응답한 결과다. 기업들의 채용 운영 방식, 청년이 중점을 두어야 할 취업준비 사항, 채용에서 AI의 영향, 온보딩 프로그램 운영 현황과 효과 등을 중심으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처럼 조사 결과 기업들의 직무중심 채용 경향이 뚜렷했다. 평가기준에서 학교・전공・학점 등 스펙(36.2%)보다 직무경험・경력 등 직무능력(96.2%)이 중요하다고 답한 것이다.

응답기업 79%가 지난해 하반기 정기공채와 수시특채를 병행했으며, 기업들 대다수는 향후 수시특채(81.6%), 경력직 채용(70.8%)이 더 확대될 거라고 예상했다. 채용전형 중 서류・필기보다는 면접 중심(92.1%)으로 채용한다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실제 기업들은 직무중심 채용을 위해 직무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매달 하나의 직무를 선정해 포지션을 제안하는 ‘이달의 채용'을 운영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72개 직무별 현직자 인터뷰로 업무 내용・필요 역량・커리어 비전 등을 상세하게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기업들은 신규채용 결정요소에 있어서도 직무관련 일경험(35.6%)을 일반직무역량(27.3%)보다 높게 쳐주고 있다.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2022년 말 조사한 ‘최근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청년의 일자리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보면 청년들이 인식하고 있는 ‘일경험의 중요도’는 12.7%, 4위의 중요성인데 실제 기업에서는 이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취업지원으로 ‘일경험 기회 지원(76.2%)’을 꼽았다. 또한 취업에 필요한 일경험 방식으로 ‘장기(3~6개월) 인턴십(76.2%)’,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성과 제출(68.9%)’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기업보다 청년들의 참여 의사가 훨씬 높기 때문에, 기업의 일경험 운영을 촉진하는 정책적 지원이 긴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청년 양쪽 모두 미래 채용에서 가장 큰 변화로 인공지능(AI) 활용 증가를 꼽고 있다. 기업은 29.5%가 청년은 52.4%가 이를 지목했다. 앞서 한양대 산학협력단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기업보다 AI 활용 채용, 비대면 면접 도입 등에 대한 체감도가 높았다.

구직자들이 챗 GPT로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대해 기업들은 ‘독창성・창의성이 없어 부정적이다'라고 평가한 게 대부분(64.1%)이었다. 이런 게 확인되면 전형에서 감점(42.2%)・불합격(23.2%) 등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대부분(73.0%) 기업들이 아직 자기소개서가 챗 GPT를 활용해 작성됐는지를 판별하진 않고 있지만, 향후 자기소개서 선별역량을 강화(51.1%)하거나 다른 전형 비중을 높이게(41.0%)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입사원 적응 지원 프로그램을 온보딩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응답 기업들을 보편적으로 입사자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미운영은 응답기업의 3.8%에 불과했다.

온보딩 프로그램에서 강조사항은 조직문화(의사소통 방법 등) 84.2%, 회사 비전・목표 67.3% 등 조직문화 적합성에 집중돼 있었다.

응답기업들은 연간 신규입사자 중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하며, 퇴사자 중에는 신입이 조금 더 많다고 답해다. 주된 퇴사 사유는 ‘더 좋은 근로조건으로 취업(신입 68.6%, 경력 56.2%)’이다. 그런데 신입의 경우 41.0%가 ‘업무가 흥미・적성과 달라' 이직한다고 답했다. 진로탐색과 일경험 기회 제공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결과다.

또한 기업의 75.6%는 조기퇴사로 인한 손실비용(1인당 채용・교육비용 등)이 2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선 79.4%가 조기퇴사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따라서 조사대상인 500대 기업들보다 조직・예산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온보딩 운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일경험 사업, K-디지털 트레이닝, 청년성장 프로젝트(2024년 신설 온보딩 지원) 등 최근 집중하고 있는 청년정책들이 직무중심 채용 수요와 청년들의 취업준비 방향에 부합하는 것으로 봉린다"며 “기업・대학・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청년정책의 효과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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