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포스터. /한국성인콘텐츠협회
페스티벌 포스터. /한국성인콘텐츠협회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다음 달 경기도 수원에서 열리는 성인 페스티벌을 두고 여성·시민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페스티벌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2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1일 게재된 ‘OO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 청원은 이날 오전까지 82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수원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지난해 개최된 성인 엑스포를 보니 성매매 엑스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일본 AV 여성 배우가 팬티 벗고 맨 엉덩이를 드러내면 남자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때리고 만질 수 있는 ‘체험’을 하더라. 심지어 여성 배우들이 남성 참석자를 주무르고 만져주는 이벤트도 있어 경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금을 주고 표를 구매하고 그 대가로 성매매 직종 여성들의 스트립쇼와 스킨십을 체험하는 건 유사 성매매와 똑같은 거 아니냐”면서 “우리나라는 엄연히 성매매가 불법인 나라인데, 유사 성매매와 다를 바 없는 행사가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A씨는 “행사 장소에서 불과 반경 5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다”며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시와 교육청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수원시 관계자는 ‘민간 전시장에서 대관하는 것이어서 관여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초등학교 근방 200m 거리에서 리얼돌 체험관이 열릴 뻔한 용인시의 경우 시와 용인교육지원청이 발벗고 나서서 해당 사업장을 교육환경보호법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교육환경보호법 제10조에 근거해 폐쇄 조치했다”고 짚었다.

A씨는 “특히 주최 측에서 ‘섹슈얼 이벤트’ ‘성인문화체험’이라고 홍보하는 프로그램 상당수가 유사 성매매의 성질을 띠고 있으므로 성매매처벌법이나 풍속영업법,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성을 돈 주고 사거나 팔 수 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행사가 열리지 않게 국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 플레이 조커가 주최하는 성인엑스포 ‘2024 KXF The Fashion’은 지난해 12월 광명시에 이어 올해 수원시에서 두 번째 개최를 앞뒀다.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면 일본 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 등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다.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행사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고 있기에 심각한 성폭력이자 명백한 성 착취”라며 개최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주최 측은 이 행사가 건강한 성인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주최 측은 “‘성인=불법’과 같은 편견 때문에 성인문화는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성인들이 성인문화를 자유롭게 즐기고, 건전하고 올바르게 공유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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