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과일 가격 안정화 시작...대형마트 '과일 코너' 북적
가격은 내렸지만...소비자 체감 물가 '여전'
'금과일' 이후 구매처, 할인혜택 등에 따라 금액 변동 커져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요즘 사과 한 개 담기도 무서운데 이번주는 이제야 살만한 것 같아요. 매대에도 몇 봉지 없으니까 괜히 한 봉지 담을 거 두 봉지 담게 되고..."

"수입산이어도 그나마 가격이 저렴하니 손이 가죠. 사실 여전히 비싸긴 한데...저녁 시간대에 추가 할인 되는 품목까지 잘 노리면 나름대로 이득이라 봐요"

지난 23일 주말 오후 롯데마트 안산점 1층 과일 코너에서 만난 50대 주부 A씨는 '이제야' 장바구니에 과일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회사원 B씨는 저렴한 수입과일에 '그나마' 만족한다며 장바구니에 과일을 담았다.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코너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사과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코너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사과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과일 봉지를 집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고민하는 손님은 여전히 많았다. 한 손님은 매대 앞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한동안 쿠팡과의 가격을 비교했다. 사과 한 봉지 가격표를 보고 손을 뗀 어떤 손님은 뒷사람들이 몰려들자 다시 슬그머니 한 봉지를 담기도 했다. '20~30% 추가 할인' 스티커가 붙은 과일 품목은 잠시 고민하는 사이 모두 사라졌다. 

정부가 이달 과일 가격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로 예산을 투입하고, 대형마트들이 수입과일 물량을 늘린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분위기다. 

지난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내렸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도 3만931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3.4% 하락했다. 토마토(상품) 1kg 소매가격은 7107원으로 12.9% 내렸고, 딸기(상품) 100g 소매가는 1303원으로 6.1% 하락했다. 참다래(국산·상품) 10개 소매가는 1만228원으로 2.8% 내렸다.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코너에서 설향딸기가 20% 추가 할인된 가격(5592원, 500g)으로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코너에서 설향딸기가 20% 추가 할인된 가격(5592원, 500g)으로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지난 주말(3월 23~24일) 기준으로 롯데마트와 쿠팡 사과(1kg), 오렌지(1.3kg), 딸기(500g) 가격 비교 결과 오렌지(△롯데마트 8450원 △쿠팡 7210원)를 제외하고 사과(△롯데마트 6370원 △쿠팡 9520원), 딸기(△롯데마트 6990원 △쿠팡 7130원) 모두 롯데마트가 조금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마감 시간대 '20% 추가 할인'이 붙을 시 오렌지(8450원→6760원)도 마트에서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과일값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과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표정이 여전히 밝지만은 않다. 여전히 체감 되는 물가는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과일값은 전년보다 41% 상승하면서 32년 만에 최대폭으로 커졌다. 과일값 폭등 등으로 소비자물가는 3.1%, 체감물가는 3.7% 상승했다. 

또한 '금(金)과일'이 된 이후 구입처, 구매 시간대, 할인 혜택 등에 따라 과일 금액도 큰 폭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마저도 구매를 위해 소비자들은 각종 '눈치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코너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오렌지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코너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오렌지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이런 상황 속 정부와 유통업계는 '과일물가 잡기'에 꾸준히 총력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과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입 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오렌지, 바나나 등 대체 과일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직수입·할당관세 적용 품목에 대한 추가 혜택 및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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