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스포츠 문정직영점에 중고 거래 수거함이 설치된 모습 /코오롱스포츠 제공
코오롱스포츠 문정직영점에 중고 거래 수거함이 설치된 모습 /코오롱스포츠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고물가·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고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중고 거래 사업 확장, 중고 거래 수수료를 통해 수익성 개선 나선다.

흔히 ‘중고’라는 표현은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떨어진다’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2020년대 들어 중고 거래가 대중화되면서 ‘중고 시장’은 패션업계에 주요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26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누적 중고패션 거래액 규모는 7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6800억원 대비 10% 성장했다. 번개장터 내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2019년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거래액은 9700억원을 돌파했다.

중고 패션이 활성화되면서 명품 브랜드가 자체 중고 거래 플랫폼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으며, 중고 패션에 특화된 앱과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지난 2022년 자사 브랜드 중고 거래 서비스 '오엘오(OLO) 릴레이 마켓'을 론칭했다. 현재 오엘오 릴레이 마켓에는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에뜨, 캠브리지 멤버스, 시리즈, 래코드가 입점돼 있다. 가치 소비와 리세일 트렌드 등과 맞물려 론칭 이후 지금까지 총 1만7000벌을 매입, 판매율은 85%에 육박한다.

또한 최근에는 코오롱스포츠가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중고 상품 매입에 나섰다. 코오롱스포츠는 '오엘오(OLO) 릴레이 마켓'을 통해 코오롱스포츠의 중고 상품 판매를 진행해 왔는데 이를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확장해 고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객이 코오롱스포츠의 중고 상품을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 중고 상품 매입 기준에 따라 매입 가능 여부와 매입 가격을 확인한 후 중고 상품 매수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중고 상품 매수 신청은 코오롱스포츠 플래그십스토어인 한남점을 비롯해 솟솟618, 문정 직영점, 제주 솟솟리버스 등 전국 13개 매장에서 3월 22일부터 진행한다.

코오롱스포츠를 총괄하는 김정훈 상무는 "코오롱스포츠는 리버스 상품과 모노머티리얼 상품 개발, 수선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계 없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번 중고 상품 매입의 오프라인 확대 또한 환경에 대한 브랜드 철학이 담긴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접점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친환경의 의미를 상기하는 기회가 제안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도 지난해 스니커즈 중고거래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새 상품만 거래할 수 있었던 개인 간 거래(C2C) 서비스 범위를 중고 물품으로 확대한 것이다. 제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솔드아웃이 상품 중개뿐 아니라 검수-케어-배송까지 책임진다. 컨시어지 서비스도 새로 도입했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1번가의 명품 전문관인 ‘우아럭스(OOAh luxe)’와 제휴를 맺고 중고 명품 약 5000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고 카테고리를 향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상황에 의류 소비가 위축되는 반면 중고 패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여기에 MZ세대들 사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중고패션은 지속 가능한 미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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