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근현 기자] ‘벚꽃 없는 벚꽃 축제’로 행사를 기획했던 지자체들이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잦은 비와 꽃샘추위에 벚꽃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는 탓에 벚꽃축제 장에서 벚꽃을 볼 수 없다. 2024 여의도 벚꽃축제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봄꽃축제를 진행하고 있지만 "하늘을 이길 수가 없다"는 사과문까지 나오고 있다.

석촌호수일대는 지난 27일부터 ‘호수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정작 벚꽃은 볼 수 없었다. 앙상한 나뭇가지만 눈에 띄었고, 꽃망울은 아직 피지 않은 모습이었다.

송파구는 지난해에는 축제가 열리기도 전에 벚꽃이 이미 져버리는 바람에 난처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29일부터 2일 사이 여의도봄꽃축제를 예정한 서울 영등포구 역시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영등포구 여의서로 벚나무는 대부분 나뭇가지만 있거나 꽃망울만 맺혀 있는 상황이다.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강원 속초시는 벚꽃 개화가 늦어짐에 따라 ‘2024 영랑호 벚꽃축제’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속초시는 오는 30~31일 개최되는 ‘2024 영랑호 벚꽃축제’를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 뒤 다음주에 한번 더 축제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속초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벚꽃축제 연장 사실을 알리며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면서 “벚꽃이 안 핍니다. 그래서 영랑호 벚꽃축제 2번 합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벚꽃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 이유로는 일조량 부족과 낮은 기온이 꼽힌다. 벚꽃은 10도 이상의 기온이 이어지고 일조량이 충분할 때 핀다. 그런데 올 3월엔 꽃샘추위가 잦고 비도 자주 내리면서 개화가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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