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석 대표/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프로야구 넥센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히어로즈 신화'를 이끌어 온 이장석(51)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직에서 사임하고, 최창복(53)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넥센은 지난 13일 '이장석 대표이사의 KBO 이사직 사임에 따른 후속 조치로 경영보좌 자문역을 맡고 있던 최창복 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장석 대표는 최근 야구계의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넥센을 창단했고, 이후 모기업 없이 자립형 구단으로 팀을 성장시키면서 KBO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넥센이 휘청거렸다. 수장이었던 이장석 대표가 송사에 휘말리면서 구단의 이미지도 훼손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에게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영장 실질심사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져 구속을 면했지만, 9월에는 이 대표의 횡령 혐의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야구장 내 입점 매장 보증금을 법인이 아닌 개인계좌로 받는 등 70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 대표의 법정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상황이 계속해서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KBO 이사직을 수행하며 대표 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부담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장석 대표는 "지난해 8월16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렸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당시 나로 인해 구단이 창단 후 가장 큰 위기에 내몰리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각 구단을 포함한 KBO리그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에 자숙의 의미로 KBO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장석 대표가 구단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놓는 것은 아니다. 넥센은 '최창복 신임대표이사는 KBO 이사직을 포함한 대외적 활동에 전념하게 되며, 이장석 대표이사는 구단의 대내적 활동에만 집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표의 교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장석 대표와 함께 구단 살림을 맡아온 남궁종환 부사장도 지난해 9월 이 대표와 함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남궁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넥센의 단장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넥센은 이 대표가 물러남과 동시에 단장 교체 작업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새로운 단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팀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지휘했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도 장정석 신임 감독으로 교체한 넥센은 이로써 '히어로즈 신화'를 함께 이끌어왔던 얼굴들이 모두 바뀌게 됐다. 새로운 사장과 감독 등이 어떤 조화를 만들어 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까지 넥센은 프런트 야구를 중심으로 팀을 이끌어온 만큼 대표이사의 결정권이 구단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최창복 신임 대표이사는 광신상고-국민대를 졸업하고, 1987년 현대건설 총무부에 입사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창단 멤버로 운영팀 관련 업무를 줄곧 맡아왔으며 2008년 서울 히어로즈 창단부터 지금까지 운영팀장, 운영본부장을 거쳐 경영보좌 자문역(본부장)으로 재임 중에 있었다. 최 신임 대표이사는 "올 시즌이 창단 후 10년째가 되는 시즌이다.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왔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특히 현장의 총 책임자인 감독님을 포함해 새로운 변화가 많은 만큼 주위를 잘 살피고, 합심해 구단이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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