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SK 신임단장/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염경엽(49) 전 넥센 감독이 SK 단장으로 선임됐다. 처음 감독으로 발탁됐을 때 만큼이나 주목을 끄는 단장 데뷔다.

SK는 17일 '염경엽 전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염 신임 단장은 지난 2013년 넥센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 사령탑에 올랐다. 선수 시절 통산 타율 0.195의 '백업 선수'가 젊은 나이에 감독 자리에 오르며 의심의 시선을 받았지만, 염 신임 감독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스타 감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부터 SK 차기 감독설이 떠돌았고,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에는 돌연 사퇴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SK 감독 내정설에 대해서는 염 신임 단장과 SK 모두 부인을 해왔다.

이런 '루머' 속에서도 SK는 염 전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택했다. SK는 '지금까지 구축해온 SK만의 육성 시스템을 완성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 실행할 수 있는 육성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적임자를 물색했다'며 염 신임 단장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SK는 미국에서 머물고 있는 염경엽 신임 단장을 찾아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감독에 대한 미련과 아직도 남아있는 '의혹'에 고민했던 염 신임단장의 마음도 결국 돌려세웠다. 염 신임 단장은 "지난주 금요일에서야 결정을 내렸다"며 "더 열심히 해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염경엽 감독과 일문일답.

 

-단장 수락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 그간 오해도 있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SK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하셨다. 민경삼 전 단장님도 그만 두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그 후에 대표님도 제의가 왔다. 첫 번째는 야구에 대한 생각이 비슷했다. 육성 등 시스템에 대한 생각이 다르면 그걸 설득하는 데 만도 1,2년이 걸릴 텐데 그게 일단 잘 맞았다. 많은 오해 속에서도 (SK행을) 결정한 건 대표님이 미국까지 오셨더라. 거기서 또 많은 이야기를 했다. 거기서 결정을 했다."

 

-민경삼 전 단장이 사임을 하긴 전 단장 제의를 한 건가.

"생각이 있는 지를 물어 봤다. 나는 어차피 사표를 쓸 건데, 적임자는 너인 것 같다고도 하셨고, 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고. 잘 생각을 해보라고 하셨다."

 

-감독 4년 만에 단장을 맡게 됐다. 감독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아깝지. 그 고민도 했다. 감독에 대한 고민과 예전에 SK에서 감독 제의를 받았다는 의혹들이 나에게는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데 어차피 단장 공부를 많이 했고, 단장도 해보고 싶었고. 이전부터 감독 보다 단장을 공부했던 걸로 감독을 해온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야구에 대한 방향과 생각,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신 거에서 욕 먹을 생각을 하고 하기로 했다."

 

-2012년 말 처음 감독에 선임 됐을 때는 백업 선수 출신의 의심의 시선을 받았고, 이번에는 '의혹' 속에서 SK 단장을 맡아 시선이 곱지 않다.

"더 열심히 해서 잘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할 일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진실인 거니까."

 

-SK가 외국인 힐만 감독과 새 시즌을 맞는다.

"힐만 감독이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힐만 감독에게 매울 야구가 있을 거고, 힐만 감독이 모르는 한국야구를 내가 채워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SK가 잘 되고, 힐만 감독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그게 단장이 할 일이지 않나. 감독이나 코치나 선수의 가치를 올리는 게 우리 재산을 올리는 거고 프런트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육성도 좋은 코치, 프런트가 있어야 되지 않나. 3년 동안 그 부분에도 집중을 할 생각이다. 그래야 그들이 선수들을 움직여서 팀 컬러를 만들고 시스템을 만든다. 팀이 성적이 나야 육성이 되기 때문에 성적 나는데 집중해야 한다. 성적이 안 나는데 육성 시스템이 무슨 소용이 있나. 프로는 결과인데."

김주희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