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전세난에 지쳐버린 사람들이 ‘탈(脫) 서울’을 외치며 외각으로 떠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의 주택을 구입한 서울 사람 비중이 6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을 정도다.

▲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 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에서 거래된 주택 27만7,09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4만2,680건으로 전체의 15.4%로 나타났다./연합뉴스

1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 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에서 거래된 주택 27만7,09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4만2,680건으로 전체의 15.4%로 나타났다. 2015년의 13.5%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비중이 커졌다.

서울시 거주자의 경기도 주택 매입비중은 2010년 15.52%에서 2013년에 12.5%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15%를 넘었다. 이는 2010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전셋값 등 집값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지역 주택 전셋값은 전년 대비 1.95% 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작년 말 기준 73%를 넘었다. 일부 강북지역의 아파트는 80∼90%에 육박하는 등 전셋값이 매매가격 수준인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팀 과장은 “장기간 전세난에 시달린 세입자들이 집값이 비싼 서울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도의 아파트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며 “서울에 출퇴근하기 좋은 지역에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서울 시민의 주택 매입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고양시(6,141건)다. 성남시(3,527건)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수치다. 고양·성남 다음으론 남양주시가 3,295건으로 세번째를 차지했다.

이어 부천(3,170건)·용인(2,946건)·화성(2,401건)·수원(2,275건)·의정부시(2,158건) 등이다. 매입 비중으로 보면 하남시가 가장 높았다. 하남시의 경우 지난해 2,686건의 주택거래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42.6%(1,145건)를 서울 사람이 매입했다.

두번째로 비중이 높은 곳은 양평군이다. 작년 거래된 총 주택 건수가 2,686건에 불과하지만 31.4%(633건)를 서울지역 사람들이 매입했다. 전원주택, 세컨하우스 등의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인 사람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고양시 덕양구(25.4%), 과천시(24.5%), 김포시(24%), 남양주시(23.1%), 구리시(22.8%) 등에도 서울 사람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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