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올해 설은 유독 힘들었다는 말이 들린다. 주말과 완전히 겹쳐서 4일에 불과한 연휴. 궂은 날씨로 얼어붙은 도로. 여기에 오랜 경기 침체로 더 얇아진 지갑. 그래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얼굴에 그늘이 끼어있던 이유다.

온라인에서도 이런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국스포츠경제와 리비는 지난 23일부터 30일까지 설 물가, 설 선물, 설 교통 세개 부문에 대해 온라인 뉴스, 커뮤니티, SNS 등을 분석했다. 전체 글이 2만3,878건에 댓글이 10만3,080건이었다. 결과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이었다.

■ '먹는 재미에'…참고 가는 귀향길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분야는 설 교통이었다. 글은 1만6,063건, 댓글은 7만8,060건으로 각각 67.3%, 75.7%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 댓글 중에서도 무려 73%가 부정적인 의견으로 나왔다. 이 중에는 무려 37%가 설 교통을 ‘명절 스트레스’라고 표현했다. 심각한 체증에 피로감. 그리고 올해에는 눈이 내리는 등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실제로 설 교통 연관 키워드 중에서는 명절, 고속도로, 운전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도로 상황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차량’ ‘교통’ ‘절정’이라는 단어도 많이 확인됐다. 그 밖에 ‘힘들다’ ‘막히다’ ‘도착’도 교통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심지어는 ‘전쟁’도 있었다.

명절 스트레스에는 귀향길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포함된다. 연관키워드에 '시댁' '결혼' '월급' 등 키워드로 나타난다. 

‘날씨’라는 검색어도 눈에 띄었다. 설 교통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중 5%나 되는 ‘일기예보 불신’ 의견을 확인하는 결과다.

그래도 나머지 긍정 반응의 대부분인 78%는 설 교통을 ‘가족을 보러 가기 위한 길’이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명절의 의미는 남아있는 모습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먹거리’도 설 교통에 대한 긍정 반응에서 11%나 차지했다. 이를 증명하듯 연관 검색어 중에서는 ‘음식’ ‘먹다’ ‘즐기다’ 와 같은 단어들이 상당한 범위로 자리잡고 있었다.

■ 끔찍한 설 물가

▲ 그래픽= 오의정 기자 omnida@sporbiz.co.kr

설 물가에 대한 의견은 글 478건, 댓글 1,874건으로 세개 부문 중 가장 비중이 적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기도 했다. 무려 82%가 설 물가에 대해 나쁜 입장을 갖고 있었다.

연관키워드를 봐도 ‘물가’ ‘오르다’ ‘경제’ ‘부담’ 과 같은 단어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달걀’ ‘만원’ ‘세금’처럼 실제 물가와 관련된 키워드도 있었다. ‘헬조선’이라는 단어는 국민들이 갖고있는 생각을 단적으로 나타냈다.

이런 물가에 대한 불만의 표적은 정부였다. 설 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중 29%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이라고 대답했다. 연관키워드 중에서도 정권, 대통령, 세금, 서민 등 단어가 보였다.

재계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22%가 ‘기업들에 대한 불만’이라는 의견을 낸 것. 연관키워드에서도 ‘대기업’ ‘기업’ ‘회사’ ‘사회’ 등 기업과 연관된 단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감당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27%나 차지한 중에서도 12%는 ‘먹거리 가격만큼은 낮았으면 한다’며 작은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10%는 ‘교통비 부담’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긍정적인 의견 18%에서는 양극화된 사회상을 엿볼 수 있었다. 무려 33%가 ‘생각보다 물가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67%는 ‘물가상승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체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밖에 연관 검색어를 살펴보면 ‘세뱃돈’ ‘조카’ ‘얼마’와 같은 단어를 통해 용돈도 부담스러워진 풍경을 짐작해볼만 했다. ‘결혼’ ‘월급’ ‘능력’ 등 청년층에서 주로 고민할법한 단어들도 보였다.

■ 명절 선물은 아직 情

설 선물 부문은 그나마 긍·부정 차이가 크지 않았던 부문이다. 부정의견이 64%, 긍정의견이 36%다. 글은 7,337건, 댓글은 2만3,146건이었다.

긍정 반응들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한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설 선물을 ‘정을 나누는 방법’ ‘받는 즐거움이 있다’고 대답한 경우가 각각 28%, 합해서 56%나 됐다. 나머지 의견도 ‘설선물 기대된다’ ‘작은 것이라도 나눠야 한다’가 각각 22%로 확인됐다. 나눔에 의미를 두는 따뜻함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연관키워드에서도 이런 성향이 분명히 드러났다. ‘엄마’ ‘가족’ ‘인사’ ‘챙기다’ ‘따뜻’ 과 같은 단어에서다. 특히 ‘엄마’라는 단어는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한우’ ‘인사’ ‘세뱃돈’ 등과 같은 키워드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아무래도 경제가 어려운 만큼 설선물을 어렵게 생각한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부정 의견 중 59%가 ‘준비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내놨다. 연관키워드를 봐도 ‘구매’ ‘가격’ ‘고민’ ‘택배’와 같은 것들이 많았다. ‘어렵다’ ‘경제’ ‘부담’과 같은 말들도 골고루 퍼져있었다.

김영란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22%가 ‘김영란법 신경쓰인다’는 의견을 냈다. 설 감사 인사를 해야 하지만 김영란법을 의식해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시민들 모습을 보여준다. 연관키워드에서도 ‘김영란법’이란 단어는 ‘과일’ ‘한우’ ‘힘들다’ ‘어렵다’는 말들과 비슷하게 자리했다.

한편 연관키워드를 보면 올해에도 설선물로 ‘과일’ ‘한우’ ‘상품권’ ‘케이크’ 등이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이 남녀노소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은 것을 나타내듯 ‘아이템’이라는 단어도 광범위하게 분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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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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