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혹시 서로 떨어지더라도 함께 음악을 하자고 서로 이야기했어요. 써니힐의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최근 로엔뮤직캠프가 열리는 경기도 고양시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축하공연을 위해 자리한 써니힐과 만났다. 지난해 9월 갑작스레 ‘해체설’이 불거지며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이들은 이 자리에서 오는 10일 새 싱글이 나온다고 깜짝 발표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해체설의 발단이 됐던 건 지난해 8월 말 발매한 ‘집으로 가는 길’ 뮤직비디오다. 멤버들 각각이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은 이 뮤비는 마치 주비, 승아, 미성, 코타 네 멤버가 써니힐 활동을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승아는 “뮤직비디오 마지막 부분에 ‘다녀왔습니다’라는 표현을 하는데 그걸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원래 의도했던 것은 그간 공백기가 길었으니까 기다려 준 팬들에게 ‘우리가 이제 다녀왔다’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해체설이 나와서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당시 ‘써니힐 포에버’라는 문구와 함께 멤버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 해체설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 했던 미성은 “그 사진을 그렇게 해석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갑자기 해체설이 나왔는데 회사와 상의 없이 우리가 입장을 밝힐 순 없었다. 그래서 나 나름대로는 ‘우리 해체 아니에요. 우리 포에버예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그렇게 올렸던 건데 오히려 그 사진 때문에 정말 우리가 해체를 하는 것처럼 돼서 얼른 삭제했다”고 털어놨다.

해체설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겠지만 그 덕에 깨달은 것도 있다. 자신들의 음악이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를 해체설을 계기로 알게 됐다. 미성은 “음악 사이트에서 ‘써니힐 노래 좋으니까 해체하지 말아 달라’고 하는 팬들이 많이 있었다. 사실 우리 노래는 마니아 성향이 짙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우리의 노래를 듣고 있더라. 감동받았다”고 회상했다. 승아 역시 “숨은 팬이 이렇게 많았나 싶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써니힐은 2007년 ‘러브 레터’로 데뷔, 2011년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 ‘두근두근’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 해 발표한 ‘미드나잇 서커스’로 가요계에서 존재감을 우뚝 세웠다. ‘창살 없는 감옥 마치 매를 맞는 재롱잔치 비극적인 희극 마치 무대 없는 노름마치’ 등의 강렬한 가사와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써니힐을 기존 그룹들과 확실히 차별화시켰다. 이후 경쟁사회의 틀 안에 자신을 맞춘 채 남들을 이기려고만 하는 현대인을 풍자한 ‘베짱이 찬가’와 스펙만 따지는 이들을 꼬집는 ‘백마는 오고 있는가’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풍자’라는 자신들의 음악 색을 확실히 했다.

2012년 발표한 발라드 곡 ‘굿바이 투 로맨스’가 인기를 끌며 써니힐은 음악적 영역을 확장했다. 2014년 발표한 ‘지우다’나 지난해의 ‘집으로 가는 길’ 역시 퍼포먼스 보다는 감성을 우선순위에 뒀다는 점에서 ‘굿바이 투 로맨스’와 궤를 같이한다. 곧 베일을 벗는 신곡 역시 이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풍자적인 곡으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이에 대한 미련이 없는 건 아니다. 그간 감성적인 곡들을 많이 발매했으니 이쯤 되면 ‘빵’하고 터질 뭔가가 나왔으면 한다는 게 멤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승아는 “우리가 되게 많은 색으로 활동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쪽 길로만 가려는 게 있는 것 같더라. 솔직히 예전에 불렀던 ‘미드나잇 서커스’ 같은 노래들을 다시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여러 가지로 상황이 계속 안 맞았다. 솔직하게 무척 아쉽다”고 밝혔다. 주비는 “퍼포먼스를 선택해야 할지 아니면 감성적인 곡을 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전자는 전자대로, 후자는 후자대로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써니힐은 신곡 발매를 시작으로 팬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 구체화된 건 없지만 여러 가지 활동 내용을 놓고 고심 중이다. 미성은 “데뷔 10주년인 만큼 팬들도 아마 기대를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와 상의를 해서 팬 분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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