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요원 인터뷰./ 사진=이호형 기자

[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이요원이 영화 ‘그래, 가족’(15일 개봉)으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2013년 ‘전설의 주먹’ 이후 4년 만의 컴백이다. 오랜만의 복귀작인만큼 이요원은 홍보에 적극적이었고, 별도의 시간을 내 인터뷰를 가졌다. 이요원은 그 동안 다수의 작품으로 대중과 만났지만 좀처럼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애정을 찾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열정과 달리 실제의 만남은 상당히 아쉬웠다. 9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던 인터뷰를 22분이나 ‘지각’했다. 단순히 지각이 문제가 아니었다. 늦고도 터무니없이 당당한 태도였다. 이요원은 정확히 10시 22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고, 원활한 촬영을 위해 밝게 “안녕하세요”를 먼저 외친 사진기자의 인사에도 뚱하게 입을 닫았다.

촬영 후 이요원이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테이블에 앉은 시간은 10시 30분. 지각에 대해 어떤 언급도, 사과도 없었다. “차가 많이 막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요원은 매니저를 가리키며 “네가 대답해봐”라며 짜증을 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지만, 이요원은 아랑곳없이 취재진이 준비한 질문에 답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요원은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지각에 대한 어떤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그제서야 매니저가 취재진을 향해 “자신의 운전미숙 때문에 늦었다”며 사과했다. 원치 않던 지각과 매니저의 운전미숙에 화가 날 수 있지만 그렇다 한들 해명과 양해 없이 화살을 매니저에게 돌리는 게 최선은 아니다. 사적인 만남에서도 늦으면 먼저 양해를 구하고 사과를 하는 게 도리다.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배우’와 어울리지 않는 매너 없는 태도였다.

다행히도 인터뷰에서는 특유의 솔직하고 담백한 화법으로 성실하게 답했다. 이요원은 영화에서 까칠한 성격으로 가족에게 애정 표현을 잘 못하는 수경과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고 했다. “동생에게 딱딱거리며 말하는 게 비슷하다. 평소에 나도 겉으로 표현하고 드러내는 걸 잘 못 하는 편이다. 실제로 가족에게도 ‘왜 그렇게 짜증을 내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결혼한 뒤부터는 ‘가족에게 짜증 부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요원은 2003년 사업가 겸 프로골퍼 박진우씨와 결혼해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뒀다. 자식을 셋이나 키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짜증을 부릴 때가 많다고도 털어놨다. 이요원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런 뒤에는 꼭 후회가 되더라. 그래서 바로 사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휴먼가족극인 ‘그래, 가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족이 중심인 작품을 한 지 정말 오래 된 것 같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아닌 형제의 갈등과 화합이 신선했다”며 “영화는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별로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요원은 JTBC ‘욱씨남정기’‘MBC ‘불야성’에 이어 ‘그래, 가족’에서도 도회적이며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주로 청순한 캐릭터를 연기한 20대 때와 상반된 연기 행보를 걷고 있다. 이요원은 “어렸을 때 청순하고 지고 지순한 캐릭터를 많이 했다. 그 때는 멋진 선배들을 보며 ‘나도 도시적인 이미지가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내가 이제 선배들의 나이가 되니까 그런 역할들이 주로 들어오는 것 같다”며 “나이가 들고 연기 생활을 계속 하면서 맡는 캐릭터나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요원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캐릭터를 선호한다. 작품 선구안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찾는 것 같다. 여자가 주체가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수동적이고 순한 사람이 아니라 일을 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를 많이 찾는다. 실제 내 모습이 그렇다”고도 털어놨다.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kr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