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업계 CEO의 인사태풍이 밀려오고 있다. 내달 카드업계에 ‘슈퍼주총’이 예고된 상황이다. 하나·우리·삼성·신한·비씨카드 등 5개 카드사의 대표 임기가 끝났거나 임기만료 직전이다. 카드업계는 안갯속 전망 중 포스트보다는 연임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 오는 3월 '슈퍼주총'이 예고된 가운데 카드업계의 차기 CEO는 연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좌측부터)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서준희 비씨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사별 차기 왕좌는 늦어도 3월 중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국 불안이 카드업계에도 영향을 미쳐 대부분 연임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낙하산 인사도 이번에는 어렵다. 임기만료 전만 해도 빅데이터와 핀테크 등 카드계 신산업 육성 분위기로 인적 쇄신도 점쳐졌다.

하나금융임원추천위원회는 21일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의 임기를 1년 연장하기로 확정지었다. 내달 임기가 끝나는 정 사장의 임기를 내년 3월로 정했다. 정 사장이 옛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을 순조롭게 이끌었다는 평가다.

우리카드 역시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의 연임에 중심을 뒀다. 우리은행 이사회에서는 이미 유 사장의 연임을 확실시한 모양새다.

시장 점유율이 목표치였던 중위권 점유율 10%에 근접(9.26%, 지난해 기준)했고, 유구현 사장과 연이 깊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연임 확정되면서 훈풍이 불었다.

삼성카드는 향후 전망이 가장 불확실하다. 원기찬 사장의 임기는 1월로 이미 임기가 끝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사장단 인사에 먹구름이 끼면서 원 삼성카드 사장의 연임 여부도 확실치 않다. 대부분 카드사가 3월 중 대표자리를 확정할 계획이지만 삼성카드의 차기 CEO결정 시기는 4~5월께로 예상됐다.

업계 내부에서는 연임 여부와 차기 후보, 경영 방향 등에 모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만 원 사장의 업무능력은 고평가됐다.

원 사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494억원으로 전년대비 4.7%의 성장을 이뤘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으로 디지털과 모바일 위주 경영에 박차를 가한 덕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2014년 4월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기반의 카드 서비스 ‘링크(LINK)’를 제공했고, 모바일 중심 차별화를 내세워 24시간 판매 플랫폼도 갖췄다. 온라인채널 다이렉트 보험 시장진출도 성과로 꼽힌다. 원기찬 사장은 2013년 삼성카드 대표직에 오른 뒤 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까지 도약했다.

신한카드는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가 떠난 자리에 필연적으로 뉴페이스를 맞게 됐다. 금융업계에는 신한지주가 3월 중순을 전후해 신한카드 사장을 정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후임으로 김형진,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인사로 꼽힌다. 김형진 부사장은 실무 강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IT 전문가로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신한데이터시스템 대표이사 등에서 활약한 바 있다.

임 부사장은 2015년 잠시 신한은행장의 직무대행 경험을 치렀던 것이 강점이다.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지점을 거쳐와 글로벌 경쟁력도 갖췄다는 분석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내심 두 후보자에게 쏠렸다. 한동우 회장은 “임영진 부사장과 김형진 부사장의 능력이 출중한데도 CEO경험을 쌓을 기회가 적었다”며 유력 후보로 언급했다고 전해졌다.

서준희 비씨카드 사장은 세 번째 연임을 노리고 있다. 2014년 3월 취임한 뒤 2015, 2016년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서 사장을 발탁한 황창규 KT사장이 연임하면서 CEO자리를 지키리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KT는 2011년 2월 비씨카드의 지분 35.83%를 인수해 비씨카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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