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산업계를 지탱하는 철강업계. 가장 기본적인 제조업 분야지만 휘몰아치는 4차 산업혁명 바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오히려 더 민감하게 새로운 시대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10일 있었던 철강협회 신년사에서는 철강업계의 이런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 권오준 철강협회장은 “철강산업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 생산공정의 스마트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기술개발을 활성화해 제조업의 ‘신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는 4차산업혁명기를 맞아 고부가가치를 만드는 똑똑한 공장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대변혁 시대에 대비하여 초경량 철강재, 이종결합 소재 등 기능성 소재 개발 및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공정을 혁신하는 스마트제철소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스마트공장은 철강업계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특히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스마트공장이란 ICT기술을 활용해 제품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지능형 공장이다. 철강 생산을 최적화하면서 원가를 낮추고 품질 불량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설비 장애 감소까지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하고 제어할 수 있다.

가장 앞서나가는 곳은 역시 포스코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 투자비는 전년 대비 1조원이나 늘어난 3조5,000억원에 달한다. 권오준 회장 연임으로 안정적인 환경과 추진력까지 얻었다.

우선 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발 철강 공급량 증가 등에 대비해 원가를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포스코는 여기에서의 성과를 확인하고 전국 공장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26일 권오준 회장은 독일 지멘스와 미국 GE를 방문해 4차 산업을 배우기 위해 긴 여정을 시작했다. 전통적인 우수 제조업 기업인 지멘스와 GE. 4차산업혁명을 맞아 지멘스는 1,000여개 사물인터넷 설비를 갖춘 암베르크 공장을 운영하고 GE는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도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보안·운송·관리·안전 등 부문에서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고 있다.

우선 사업장 내 모바일 데이터를 업무용과 공용을 분리하고 외부 인터넷 망 경유 없이 사내 인트라넷 망으로 직접 연결하는 ‘P-모바일 보안 네트워크 환경’을 마련했다. 기업무선망 보안을 강화하고 고품질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제철소 구내운송 차량에는 모바일기기와 GPS를 활용해 물류 트래킹 체계도 구축했다. 차량간 이동을 고려해 최적의 배차 지시를 가능케 해 물류 운송 시간을 최소화하는 기능이다.

공장 내 각종 설비에 대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이력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모바일 스마트 워크 방식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신속한 설비 진단 업무와 관리, 정비관리 품질을 향상시켰다.

그 밖에도 현대제철은 안전관리 시스템도 스마트하게 바꿨다. 모바일 기능을 추가하고 안전 순찰시 안전 부적합 상태 점검, 관련 부서 실시간 전파 등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더 안전한 공장을 만들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넓은 의미의 스마트 공장을 실현했다. 2010년 인천제강소에 도입한 저탄소·친환경 철강생산 방식인 ‘에코 아크 전기로’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됐던 것으로,원료인 철 스크랩을 전기로에 연속으로 공급해 에너지 효율 극대화와 온실가스배출 저감효과를 이루는 혁신적인 제강 공법이다.

에코 아크 전기로는 다이옥신 등과 같은 유해물질 생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샤프트식 방식으로 조업하기 때문이다. 밀폐형 샤프트에서 폐열을 재활용해 철 스크랩을 예열하고 전기로에 연속 장입하는 방식으로, 배기가스를 연소-냉각시키면서 온도를 800도 이상으로 유지시킨다.

아울러 스크랩 장입 시 발생하는 분진, 소음 감소로 작업환경도 대폭 개선했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무려 30% 가까이 된다. 덕분에 2011년에는 국가 지정 온실가스 저감 공법으로 인증까지 받았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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