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Mr . 마켓 <109회> 글·김지훈

“영생을 치료하는 약?”

마킷은, 작은 글자를 확인하듯이, 천천히 드살보에게 되물었다. 드살보 상원의원은 묵직하게 끄덕이며 설명했다.

“고령화 현상으로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습니다. 젊은 세대가 가져가야 할 일자리도 줄어들었죠. 영생은 고령화 현상보다 위협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마킷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깊게 생각한 후, 드살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국가를 위해, 생명 연장을 포기하자는 뜻입니까?”

“영생자는 새로운 계급입니다. 강한 권력과 막강한 경제력, 그리고 경이로운 생명력까지 가진 존재들이죠. 그들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입니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영생자는 국가를 초월하는 존재가 될 겁니다. 그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 고난을 겪겠죠. 영생의학에서는 생명 연장을 선전하지만 …. 영생자의 영혼은 어떻습니까? 인류의 운명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건전하고 안전할까요?”

“상원의원님 …. 저는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지 …. 쉽게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설명은 당신이 저에게 하셔야 합니다. 영생자는 믿을 수 있는 존재입니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영생자 1호, 장수가 연쇄 살인을 했다고 하더군요. 당신은 알고 있겠죠?”

마킷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수에게 피를 탐하는 증세가 있다던데 …. 다른 영생자는 어떻죠? 그들은 안전합니까? 그들의 능력을 고려할 때,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고, 사람들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뱀파이어 같은 존재라면, 그들은 그렇게 살아갈 것이고, 우리는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영생자는 모든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감기도 걸리지 않는다면서요? 인간의 생명은 유한합니다. 무한한 생명을 가진 영생자가 우리와 같은 인간일까요? 우리의 운명은 두루미를 우두머리로 섬기는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하루에 한 마리씩 두루미에게 잡아먹히는 개구리 꼴이 될 겁니다.”

“저에게 뭘 바라십니까?”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영생자에겐 치료제가 필요합니다.”

“그 치료제라는 게 …. 죽음을 뜻하는 건가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영생의학은 죽음을 치료하는 기술인데 …. 죽음을 치료제로 내세운다면, 엄청난 모순이 발생하죠.”

드살보는 자애롭게 웃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셔야 제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아닌 소멸 …. 이 정도면 정확할까요?”

“소멸이요? 그건 …. 죽음과 어떻게 다릅니까?”

“많이 달라야죠.”

드살보는 모든 것을 알려줬다는 듯, 편안하게 마킷을 바라보았다. 마킷은 혼란스러웠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

드살보가 마킷의 말 허리를 잘랐다.

“저는 정치가입니다. 가야 할 방향을 정하지만, 세밀한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맡깁니다. 당신이 가야 할 길을 충분히 알려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이 있으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방금 우리라고 하셨는데 ….”

“당신과 같은 순수한 인간들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저를 통하시면 됩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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