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기훈./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면 안 되는 경기다.”

K리그 클래식 명문 수원 삼성의 완장은 올해도 염기훈(34)이 찬다. 햇수로 벌써 4년째다. 경찰 축구단에서 뛴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2010년부터 쭉 수원 유니폼을 입었던 염기훈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5일 열리는 K리그 개막전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 대해 “이겼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크게 받을 것이라는 걸 선수들이 알고 있다.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시작점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염기훈은 ‘첫 경기를 원정에서 치른다’는 말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해도 큰 부담은 없다. 팬 분들이 워낙 많이 와서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서울도 원정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 염기훈 프로필

염기훈이 시즌 개막전부터 주먹을 불끈 쥔 이유는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 10승18무10패 승점 48로 리그 7위에 그쳤다. 상위 스플릿에 들지 못한 수원은 대규모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특히 작년 10월 2일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에서 4-5로 패하자 성난 수원 팬들은 선수단에게 책임을 물었고, 주장 염기훈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염기훈은 “팀이 작년에 보여준 모습은 실력이 아니라 ‘실수’라 생각한다”고 힘든 시간을 떠올렸다. 그는 “두 번 다시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때문에 올 해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주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도 갖고 있다. 염기훈은 “선수들을 다그치기보단 늘 해왔던 대로 부드럽게 잘 이끌고 가도록 하겠다”며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아 힘들어하는 어린 선수들을 각별히 챙길 것이다. 그들에게도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다만 고민되는 부분은 있다. 권창훈(23)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팀 내 주 득점원이자 에이스였던 권창훈은 지난 1월 프랑스 리그앙(1부) 디종FCO으로 이적했다. 염기훈은 “(권)창훈이의 공백이 크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창훈이는 팀에서 워낙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선수다”면서도 “그 공백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창훈이의 자리에서 더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선수들도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정원(48)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이 알아서 잘 헤쳐나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염기훈./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염기훈에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는 “도움왕 3연패를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염기훈은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15도움 4골을 기록했다. 11도움을 한 이재성(25ㆍ전북 현대)을 제치고 2년 연속 도움왕에 올랐다. 염기훈은 “시즌 초반부터 도움을 많이 해서 다시 한 번 도움왕에 등극하고 싶다”고 했다.

염기훈은 “나이가 들었지만,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체력과 자신감이 충만하다. 기분 좋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와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코너킥을 통해 동료 산토스(32), 조나탄(27)의 골을 도왔다. 2도움을 기록,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염기훈은 “팬 분들이 작년에 적지 않게 실망하셨다. 올 해는 달라지리라는 믿음이 있다. 자신도 있다”며 “웃을 수 있는 경기를 할 테니 경기장에 많이들 오셔서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질 것이란 대목은 구단 관계자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본지와 만난 구단 한 관계자는 “작년엔 고액연봉 선수들을 정리하면서 중간층 선수들 공백이 컸다. 어린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올 해 산토스, 조나탄 등 훌륭한 외국인 선수들이 건재한데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한다면 팀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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