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사 CEO들이 디지털 금융을 미래 ‘생존카드’로 꺼내 들었다. 8개 카드사들은 같은 듯 다른 디지털 먹거리 사냥에 분주하다. 차기 CEO의 윤곽이 잡히면서 각사 수장들의 디지털 청사진에 눈길이 쏠렸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카드사들이 '디지털 금융'을 신년 과제로 삼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사의 수장들은 최근 신년사와 취임사를 통해 디지털 퍼스트를 강조했다.

지난 7일 취임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취임사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사실상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기조를 뒷받침하리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위성호 전임 신한카드 사장은 1월 신년사에서 “지난해가 디지털 창업의 원년이었다면 2017년은 속도경영으로 도약할 시기”라며 디지털 인프라, 모바일 플랫폼, 지급결제 패러다임 등 디지털 금융을 강조한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임 사장은 신한 브랜드의 일관성을 추구하는 편”이라며 “지주사에서 시너지추진을 담당한 만큼 빅데이터와 디지털 금융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카드는 올초 조직개편으로 아예 디지털 금융으로 몸을 틀었다. DT부문(디지털 사업, 핀테크, 글로벌 비즈니스)을 확대했고 디지털 혁신, AI연구소를 신설했다. 2014년 빅데이터 센터를 처음 만들었고, 모바일 결제 플랫폼 ‘신한 FAN’도 성과로 꼽힌다.

7일 취임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취임사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강조했다./사진=신한카드 제공

연임이 결정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도 디지털 혁신의 덕을 봤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으로 디지털과 모바일 부분에 강세를 드러냈고, 지난해 전년대비 4.7%의 성장을 이룬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기반의 카드 서비스 ‘링크(LINK)’ 2014년 4월 업계최초로 제공했고, 모바일 중심 차별화를 내세워 24시간 판매 플랫폼을 꾸렸다. 온라인채널 다이렉트 보험 시장진출도 성과로 꼽힌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금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원 사장은 “올해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디지털 채널 확대와 업무 디지털화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4차금융을 강조해온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이 임기를 남겨두고 사임하고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가 후임으로 내정된 상태다. 김 내정자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어 디지털 기조를 이어받을 지 지켜봐야 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은 시대의 흐름이다. 김 내정자도 디지털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것”이라며 “이미 3월 중 손바닥 정맥결제 시스템인 ‘핸드페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인증은 디지털 금융에서 주목 받는 분야 중 하나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21일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의 임기를 1년 연장키로 했다. 정 사장은 ‘미래먹거리 선제적 대응’을 2017년 키워드로 꼽았다. 지난해 말 핀테크사업부를 미래사업추진부와 핀테크사업부로 세분화했다.

정 사장은 ‘하나1Q’카드 시리즈로 모바일 채널 근육을 키웠다. 하나1Q 카드는 하나금융지주 하나멤버스와 손잡은 카드로 업종별 합산 이용금액에 따라 하나머니를 적립해준다. 실생활 혜택이 디지털과 접목된 사례다.

하나카드의 ‘하나1Q’ 카드 시리즈/사진=하나카드 제공

현대카드는 2003년 정태영 부회장이 CEO를 맡은 이후 꾸준히 디지털 혁신에 임하는 중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금융사의 운명은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디지털 혁신)에 달렸다”고 주장하며 이익의 20%를 디지털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알고리즘이나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디지털 분야의 인재를 최대 5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카드는 디지털사업부와 디지털마케팅부, 디지털채널부를 모아 디지털본부를 꾸렸다. 우리카드는 유구현 사장의 연임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카드는 비대면 플랫폼 외연 확대에 나섰다. 비대면 대출서비스인 ‘신용대출 24시간 즉시입금 서비스’와 온라인 발급 전용 카드 ‘위비온 카드’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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