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자동차업계가 여심 잡기에 나섰다. 여성 고객들이 늘어나면서다. 올해에는 여성 고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모델도 나올 예정이다.

현대차는 12일 발표한 쏘나타 뉴 라이즈에서 ‘레이디 케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성 운전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버건디 색상 천연 가죽 시트 등이 포함됐다. 레이디 트림 외에는 패밀리케어, 스타일케어, 올시즌케어 등이 있다. 여성 고객 비중을 ‘아빠차’ 만큼이나 늘린 셈이다.

▲ 쏘나타 뉴 라이즈는 여성 고객을 위한 레이디 패키지를 만들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쏘나타 여성 고객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쏘나타가 첫차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 구매자 중 여성이 많다는 점, 새로운 쏘나타에 대한 문의 중 상당수가 여성 고객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아차도 지난 1월 출시한 모닝에 ‘레이디 트림’을 신설했다. 럭셔리 트림에 드라이브 와이즈, 열선 스티어링, 무드 조명, 대형 화장 거울,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기능들을 탑재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모닝 사전 계약을 분석해보면 여성 고객이 43%나 됐다. 남성 명의로 구매하고 실제로는 배우자가 차를 쓰는 경우도 많은 만큼, 실제 여성 고객 비중은 절반에 가까울 것으로 평가된다. 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레이디트림 판매량 비중이 약 10%에 달했다.

▲ 지난 1월 출시한 기아차 모닝은 사전 예약 동안 여성 고객 비중이 43%에 달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쌍용차 티볼리는 올해 여성 고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출시 당시만 해도 30% 수준에 불과했던 여성 구매자 비율이 작년에는 40%를 넘어선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여성 구매자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고 티볼리 인기를 소개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8일 ‘레이디 케어 서비스’ 시행까지 발표하면서 여심 잡기에 나섰다. 레이디케어 서비스는 여성운전자 교육 프로그램이다. ▲차량 운행에 필요한 정보 ▲올바른 운전습관 ▲차량 간단점검 ▲응급 시 대처요령을 제공한다. 전국 50개소에서 진행하며 여성 운전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르노삼성 SM3는 벌써 여성 구매 고객이 절반에 가까운 차다. 2015년 47%였던 것이 작년에는 49%를 찍었다. 다소 노후화된 모델임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 연비, 내부 공간이 여심을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 쌍용차 티볼리는 유럽스타일 디자인으로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대표 국산차 모델이다. 쌍용자동차 제공

한국지엠 스파크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최근 SK엔카닷컴이 SK엔카 홈페이지 중고차 클릭수를 조사한 결과 여성들의 스파크 클릭수가 가장 높았다.

한국지엠은 회사 차원에서도 여성 중심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011년부터 매년 회사 임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여성 컨퍼런스’를 열어온 것. 이런 노력에 힘입어 황지나 한국지엠 홍보부문 부사장이 지난 달 22일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 신임 회장에 부임하기도 했다.

▲ 한국지엠은 사내에서 '여성 컨퍼런스' 개최 등을 이어온 데 힘입어 황지나 부사장이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회장에 취임하는 영예도 얻었다. 한국지엠 제공

한 업계 관계자는 “사회 생활을 하는 여성이 급증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여성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며 “최근에는 소형차나 SUV뿐 아니라 중형 세단, 고성능차 등을 찾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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