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면서 국회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야당 지도부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의 날”이라며 “1,500만 촛불민심이 시민명예혁명의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대한민국과 민주정부 수립을 염원하는 주권자 국민의 명령에 따라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바라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위대한 국민은 승리했고, 국민들이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시민혁명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했고, 의원직 전원 사퇴를 내걸었던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정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심판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고개를 숙였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집권여당이자 국정의 동반자였다"며 "하지만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지금까지 국민들이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국격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한국당은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각에서는 인 비대위원장 취임 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던 한국당이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여당으로서의 지위를 잃고 향후 진로를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다시 원심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갈렸다.

탄핵 찬성 단체는 "촛불시민의 승리"라며 환영했지만 반대 단체는 "헌재의 결정은 무효"라며 저항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주말 촛불집회를 열어온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내놓은 촛불항쟁승리 선언문에서 "오늘 우리는 주권자들의 승리를 선언한다"며 "오늘 헌법재판소가 박근혜를 파면한 것은 시민들의 의지를 수용한 것일 뿐, 박근혜를 물러나게 한 것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광장의 촛불은 지속될 것이고, 더 넓게 퍼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으로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10일 안국역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촛불 승리' 등의 문구를 든 손팻말과 태극기를 흔들며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태극기 집회를 벌인 탄핵 반대 단체는 헌재 결정에 반발했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공동대표는 “헌법재판관 8명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와 거짓의 손을 들어줬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고 우리는 국민저항권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은 선고 직후 흥분하면서 폭력시위 양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이 발표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던 시민들이 경찰차벽 위로 올라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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