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국내 정보통신(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같은 날 주주총회를 연 양사는 새 임원진 선임과 함께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성숙 네이버 신임대표(왼쪽)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 네이버, 카카오 제공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통해 나란히 신규 임원진을 내정했다.

먼저 네이버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약 8년여간 기업을 이끈 김상헌 대표 후임으로 한성숙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도 주주총회 승인과 네이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의장직을 맡게 됐다.

한성숙 대표는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 등 굵직한 서비스를 총괄해왔다.

지난해 10월 대표 내정 이후에는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혁신 기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 네이버 서비스에 접목해 보는 실험이 대표적이다.

미래 기술 연구개발의 컨트롤타워인 ‘네이버랩스’를 분사시켜 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한 통번역 시스템 ‘파파고’, AI 기능을 탑재한 웹브라우저 ‘웨일’, 추천시스템 AiRS(AI Recommender System), 대화형 엔진 '네이버i' 등 다양한 플랫폼을 선보였다.

AiRS와 네이버i는 라인과 함께 개발중인 AI 플랫폼 ‘클로바(CLOud Virtual Assistant)’에 모듈로 탑재할 계획이다.

스몰비즈니스와 창작자들의 성장을 위해 세분화된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과 오프라인 플랫폼 확대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기존 포털 콘텐츠에 국한됐던 서비스 영역을 전 산업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서비스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속도를 올린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어느 때보다 빠른 변화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끊임없이 바꿔가며 새 기회를 찾고 있다”며 “기술로 변화를 이끌고 서비스로 기술과 사용자를 연결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가 기술 혁신을 예고했다면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주주총회를 통해 송지호 패스모바일 대표를 사내 이사로 선임했다. 카카오 초창기 멤버였던 송지호 대표는 2015년 카카오가 패스모바일을 인수한 이후 대표로 보직을 옮겼다. 패스모바일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패스’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송지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카카오는 콘텐츠 역량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2005년 CJ인터넷 북미법인 대표를 거쳐 최근까지 패스모바일로 해외 콘텐츠 시장을 관리해온 송지호 대표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신규 먹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O2O 산업과 게임, 음원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카카오 사내 이사로 선임된 송지호 패스모바일 대표. 카카오 제공

사외이사의 경우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즈 부대표, 조민식 전 삼정KPMG 본부장이 재선임 됐고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조규진 교수는 로봇 설계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제로봇학회 젊은 연구자상’을 받은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브레인으로 AI 사업에 시작하는 카카오에 힘을 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 임원진을 중심으로 혁신에 나선 모습”이라며 “신규 선임된 임원이 각 기업에서 오랫동안 서비스 노하우를 축적해온 실력파인 만큼,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