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스경제 김재웅]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알뜰주유소 등장 등 기름값 경쟁이 심해지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주장이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까지 전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주유소는 총 1만2,010곳이었다. 2015년 12월(1만2,178곳)보다 168곳이 줄어든 것이다.

작년 한 해 폐업한 주유소는 219곳에 달했다. 2015년 폐업 주유소(309곳)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휴업주유소가 12월 기준 544곳으로 전년(538곳)보다 늘었다. 주유소로 등록했지만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지한 곳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대부분이 폐업을 원하면서도 철거비 등 부담 때문에 부지를 방치한 ‘유령 주유소’로 보고 있다.

주유소 업계는 당국에서 휘발유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해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업계 마진이 최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석유 가격 하방 압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뜰주유소와 고속도로주유소가 주범으로 몰렸다.

지난 16일에는 주유소협회 및 석유유통협회가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도로공사 본사에서 ‘도로공사 고속도로주유소 갑질횡포 경영간섭 중단촉구 항의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주유소 업주에게 최저가를 강요함에 따라 업주 자율성이 떨어지고 영세 자영주유소들이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주장을 냈다.

실제로 알뜰주유소와 고속도로주유소의 석유 가격은 일반 대리점보다 저렴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자영 알뜰주유소가 1,400.34원으로 정유사평균(1,436.94원)보다 3% 가량 쌌다. 고속도로(EX)주유소는 1,373.36원으로 5%까지 낮은 가격에 보통휘발유를 판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주유소 업계 주장이 현실과는 다르다는 반박도 나온다. 주유소 사업이 사양산업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과잉경쟁이라는 것. 실제로 전문가들은 적정 주유소 숫자를 전국에 8,000여개로 보지만 실제로는 1만2,000여개가 영업중이다.

석유 수요가 줄고 있는 시장 상황도 주유소 업계 침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내수 자동차 시장 성장세는 급격히 완만해지고 있다. 그나마도 연비가 높은 차량이 인기를 끌면서 석유 수요는 더 줄었다. 거기다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주유소 사업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정부도 소비자를 위해서는 휘발유 가격을 계속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는 국민을 위한 정책인만큼 주유소 업계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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