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이 살아납니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지난 2012년 원로 방송인 송해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기업은행의 광고방송 문구다. 당시 기업은행의 수장이었던 조준희 전 행장이 직접 작성했다는 이 문구와 ‘전국노래자랑’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은 송해를 앞세워 기업은행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행내에서는 ‘의외’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경쟁사인 국민은행은 이승기와 김연아를, 신한은행은 예술음악감독인 박칼린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젊고 유명한 빅스타를 내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파격적인 90대 모델의 기용’은 은행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이다.

그해 광고 호감도 조사에서 기업은행은 77.4%의 지지로 1위를 기록하며 인지도를 널리 알리는 등 ‘송해 효과’를 톡톡히 봤던 기업은행이 5년 동안 광고모델을 맡았던 원로 방송인 송해와 광고계약을 종료하고, 새 얼굴로 영화배우 이정재를 선정해 또 한 번의 모험을 시도한다. 김도진 행장 취임 후 현장을 강조함에 따라 젊고 역동적 이미지로 탈바꿈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송해의 뒤를 이을 광고모델로 영화배우 이정재를 기용했다. 기업은행은 새로운 모델을 통해 ‘강하고 탄탄한 은행’ ‘변화와 혁신하는 은행’의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스마트하고 앞서가는 은행 이미지를 대변하는 모델로 이정재가 가장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돼 최종 낙점했다”고 말했다.

▲ 기업은행 새 광고모델로 발탁된 영화배우 이정재. 사진=이호형기자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친근감을 내세웠던 우리은행도 최근 유재석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유재석을 모델로 앞세웠을 당시, 우리은행은 “보수적이고 고객의 연령대가 다양한 은행은 고객의 신뢰감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관리가 철저한 광고모델을 찾다보니 유재석을 광고모델로 선정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은행들이 이미지 광고에 치중했다면 유재석을 활용한 광고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메신저 위비톡에 집중해 고객들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유재석 후임 모델에도 위비뱅크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인물을 고를 것으로 알려졌다.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지난해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발탁했던 국민은행은 새 광고모델로 배우 남주혁을 새 얼굴로 낙점했다. 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의 1인가구 상품패키지인 ‘KB일코노미 청춘 패키지’ 광고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타 반열에 이미 올라 선 인물보다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며 "KB와 함께 성장하는 모습 그리고 그들의 성공을 통해 고객들에게 희망과 목표를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본행의 정서와 잘 맞아 떨어질 수 있게 했다"라며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 국민은행 새 광고모델로 선정된 배우 남주혁. 사진=국민은행

최근 남주혁과 아이오아이 출신 김도연이 KB광고 촬영현장 모습이 공개되면서 당일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같은 멤버인 최유정도 소속 모델이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크인 ‘써니뱅크’ 모델로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써니를 발탁해 광고모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비교적 어린 모델을 선택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이러한 결정은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젊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이 홍보하는 주요 서비스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2013년부터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투수 류현진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류현진의 성적과 연동해 금리를 더 주는 상품을 내놓는 등 류현진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2015년 10월 계약을 2년 연장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2015년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농협은행도 울상이었으나, 최근 열리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내심 활약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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