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손보사들이 최근 마일리지 특약을 통해 우량고객 육성에 나섰다. 손해보험사 1위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자차보험료를 내리면서 보험료 줄인하가 전망됐지만,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 대신 마일리지 경쟁을 선택했다. 보험료 인하로 고객을 확보하기 보다 기존 고객들의 혜택을 확대해 우량고객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 2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보험료 인하로 고객을 모으기보다 우량고객을 육성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중이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현대해상이, 15일부터는 KB손보가 마일리지 특약 혜택을 키운다.

현대해상은 4월 1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마일리지 특약’을 적용한 자차보험을 판매한다. 주행거리도 대폭 늘려 연간 주행거리 1만5,000km까지 6% 할인해준다. KB손보는 내달 15일부터 주행거리 2,000km이하인 때 할인율을 현행 23%에서 35%까지 불려주는 등 마일리지 혜택을 넓혔다. 더케이손해보험도 주행거리당 할인율을 올리고 구간도 신설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주행거리 일부구간의 할인폭을 40%까지 늘리고 해당 주행거리도 1만8,000km구간까지 확대했다. 동부화재와 메리트화재도 마일리지 특약 범위를 올리는 등 마일리지 혜택은 손보업계의 최근 트렌드다.

손보업계가 할인 혜택을 늘리는 데에는 삼성화재의 급작스러운 보험료 인하가 입김으로 작용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습적으로 평균 자차보험료를 2.3% 내린 바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료 인하 이후 점유율을 31%까지 끌어올리면서 1위를 지켰다. 자동차 사고 수리비 현실화와 렌트비 지급 변경 등이 손해율을 보전하면서 보험료를 내릴 여력을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삼성화재의 자차보험 점유율이 전과 같지 않았던 점도 보험료 인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점유율 30%를 하회했었다.

각사별 점유율 추이를 보면, 삼성화재와 KB손보가 유일하게 점유율을 올리거나 지켰다. 삼성화재가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전월대비 2.4%p, KB손보가 0.4%p 상승했다. 나머지 손보사들은 적게는 0.1%p에서 많게는 1%p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갖춰져야 보험료를 내릴 텐데 삼성화재 이하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내릴 여력은 없다”며 “점유율 이탈을 손 놓고 볼 수만은 없어 자구책으로 나온 게 마일리지 할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료를 내린 쪽으로 소비자가 쏠리자 중소형 보험사들은 마일리지 혜택으로 우량고객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손보업계는 차를 적게 타면 그만큼 손해율이 적다는 것을 체득했다. 주행거리에 따라 혜택이 다른 이유도 손해율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운행거리가 적은 고객을 최대한 유치해 위험성을 관리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업계 관계자는 “자차보험 가입자의 파이는 정해져 있다. 만약 20명의 고객이 있다면 이 중 10명은 사고를 일으켰거나 발생률이 높은 위험고객, 10명은 비교적 안정적인 우량고객이다”며 “손보사들은 위험고객보다는 우량고객을 모시면서 양보다 질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인배상보험금 약관이 변경되면서 사망보험금과 후유장애 위자료 등이 늘어난 것도 보험료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지난 1일 대인배상보험금 인상에 따른 보험료 상승 비중을 0.7%대로 전망했다. 손보사들도 비슷한 비율로 보험료를 각기 올렸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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