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탄핵’ 온라인 반응은/ 그래픽= 오의정기자 omnida5@sporbiz.co.kr

[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헌정 사상 유례없는 현직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헌재) 8인의 재판관은 '전원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다.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식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4년간의 재임 기간을 끝으로 청와대에서 퇴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한국스포츠경제는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와 함께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약 11일간의 온라인 동향을 조사했다. 탄핵 선고 당일인 10일에 관련 키워드 언급량이 집중된 것을 감안해 7~10일, 11~17일 등 두 구간으로 분석 결과를 나눴다.

분석 키워드는 ‘박근혜 탄핵·파면’으로 해당 기간 온라인 뉴스,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SNS에 게시된 관련글 18만3,433건과 댓글 365만6,628개를 활용했다.

7일부터 10일까지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긍·부정 평가는 긍정적인 의견이 70%로 부정적인 반응(30%)을 크게 앞질렀다.

긍정 의견을 분석한 결과, 헌재의 탄핵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과 수사기관 및 국민적 대응 방안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 중에서도 대통령 탄핵을 ‘민주주의의 승리(32.5%)’로 보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국민들은 지난해 10월말부터 20회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촛불집회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해 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약 6개월 간 전국에서 총 1,600만여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각국 외신들도 탄핵 선고와 촛불집회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무력 충돌없이 정권 교체를 이룬 ‘젊은 민주주의’로 평가했다.

이어 ‘구속해라, 세월호 진실 밝혀라(27.5%)’ ‘적폐청산(20.0%)’ ‘헌재 믿는다(17.5%)’ ‘다시는 이런 대통령 뽑지 말자(2.5%)’ 같은 다양한 의견이 모아졌다.

해당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헌재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가 대부분이었다. ‘조작(35.3%)’과 ‘최악의 선동(35.3%)’이라는 비중이 높았고 ‘이럴 리가 없다(17.6%)’ ‘세월호 무혐의(11.8%)’라는 의견도 뒤따랐다.

탄핵이 결정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일부 단체, 국회의원, 대통령 변호인단은 헌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재심이 불가능한 단심제로, 불복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11일부터 17일까지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긍부정 평가는 긍정이 66%로 일주일 새 소폭 하락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파면 직후 청와대를 떠나야 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의 보수 공사를 이유로 퇴거하지 않으면서 탄핵 긍정 여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탄핵 긍정 의견을 살펴보면 ‘적폐청산(51.7%)’이 전주 대비 약 30%포인트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적폐는 ‘오랫동안 쌓인 폐단’을 일컫는 말이다. ‘청와대에서 나가라(20.7%)’는 의견도 20.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이 시기에는 ‘부끄럽다’ ‘차기 대선주자’ ‘박근혜 사저로 찾아간 자유한국당 의원들’ ‘승복하지 못하는 박사모 회원 비난’ 의견이 탄핵 긍정 의견에 많이 언급됐다.

키워드간 연관성을 짚어보는 연간키워드 순위에서는 탄핵선고일 전과 후의 결과가 달랐다. 7일부터 10일까지는 ‘헌재’ ‘선고’ ‘인용’ ‘탄핵심판’ ‘파면’ 등의 키워드가 주로 언급된 반면 탄핵선고일이 지난 11일부터는 ‘청와대’ ‘사저’ ‘대통령선거’ ‘강남구 삼성동’ 같은 내용이 노출됐다.

‘헌재’ ‘국민’ ‘선고’ ’인용’ 등 탄핵선고와 관련된 키워드 언급 빈도는 지속적으로 높은 노출량을 보였다.

리비 관계자는 “탄핵선고 당일 관련 키워드 언급량이 7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11일간의 조사기간에 언급된 키워드 총량의 40%에 달하는 수치로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음을 의미한다"며 "탄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을 보면 선고 후 ‘구속’과 ‘적폐청산’에 대한 의견이 증가했고 부정적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조작’ ‘무효’ 키워드가 많았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