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달라진 제도로 경륜 경주에 속도감이 더해지는 등 박진감이 향상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올 시즌 달라진 경주제도가 경륜에 박진감을 불어넣고 있다.

경륜은 지난 10회차(17~19일) 경주로 올해 예정된 50회차 경주 중 5분의 1을 치렀다. 달라진 제도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눈에 띄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슈퍼특선(SS)반 인원을 7명에서 5명으로 줄이며 소속 선수들의 승률이 급상승한 점이다.

경륜은 선수들의 등급을 최상위인 특선급에서 우수급, 최하위 선발급 등 3단계로 구분한다. 각 등급은 2~3개의 세부 단계인 ‘반’으로 나눈다.

SS반은 실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속한 최상위 등급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올해 SS반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정원을 줄이는 한편 성적 기준만으로 선발하던 방식도 성적과 승률을 함께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그 동안 SS반 선수들은 ‘경륜의 꽃’이라는 찬사에도 부상이나 공백, 극심한 슬럼프 등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SS반의 존재이유도 약화됐다.

그러나 올해 선발기준이 강화되고 정원이 줄어들며 점차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10회차까지 전체성적 1~4위가 SS반 선수들이다. 여기에 이들의 승률이 평균 84%에 이른다. ‘달리는 보증수표’를 원했던 팬들의 기대에 부합하고 있는 대목이다.

경주 득점 산정방식과 동일 등급내 급반 변경 기준도 올해 달라졌다. 기존에는 4위를 기준으로 ±2점씩을 배정하던 방식이 ±1점으로 바뀌고 연 2회에 불과하던 급반 변경이 3회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특별승급의 모순들이 해소됐다. 기존 경주 득점 산정방식 아래에서는 선발급 또는 우수급에서 조기 승급에 성공하면 우수급이나 특선급 중ㆍ상위권 선수들보다 점수가 높아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결과 예측이 어려웠고 선수들도 혼란스러워했다. 달라진 제도는 이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특별승급 요건을 강화한 것도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것이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과거에는 월반 보다 승급이 쉽다는 말이 있었지만 바뀐 제도 아래에서는 현재까지 이러한 문제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선발급 유도원(경주 초반 선수들을 이끄는 사람) 퇴피시점(경주로에서 벗어나는 순간) 변경도 경륜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3주회 4코너에서 유도원이 퇴피했지만 올해부터는 4주회 타종선 라인으로 늦춰졌다. 마지막 전력질주 구간이 줄어들며 승부가 치열해졌고 경주의 박진감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0회차까지 선발급 선수들의 마지막 200m 구간의 속도가 최고 65km/h로 기존보다 5km/h 이상 빨라졌다. 최종 주회도 우수급에 견줄 만큼 향상됐다. 이와 함께 낙차건수와 인원수가 제도 변경 전에 비해 각각 약 30% 감소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기량이 떨어지고 특히 조종술 등이 불안한 선발급에서 그 동안 선두 유도원 퇴피 후 결승선(홈)까지 이뤄지는 느슨한 전개가 각종 사고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제도 변경으로 이 부분이 개선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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