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TV홈쇼핑에서 자동차 판매가 완전히 가능해졌다. 기대감은 인터넷까지 퍼지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부터 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한 TV홈쇼핑 5개사에 국산차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 르노삼성은 작년 QM6를 출시하면서 국내 최초로 e-커머스를 도입했다. 르노삼성 제공

이에 따라 TV홈쇼핑은 개정안 시행 후부터는 보험과 국산차를 동시에 팔 수 있게 됐다. 앞서 TV홈쇼핑은 보험대리점이 자동차를 판매하면 판매 자격을 박탈하는 규정 때문에 국산차를 팔 수 없었다. 대신 장기 렌트나 리스 상품으로 우회해서 자동차를 판매해왔다. 

일단 자동차 업계는 환영하는 모습이다. 판매망이 늘어나면 판매량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 반응도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 최근 롯데홈쇼핑이 진행했던 전기차 판매 방송도 장기 렌트 상품이었다. 롯데홈쇼핑 제공

일각에서는 TV홈쇼핑에서 자동차 판매가 전면 허용되면 같은 비대면 창구인 인터넷 판매도 활성화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왔다.

테슬라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대를 연 것도 이런 관심에 한몫했다.

23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온라인 판매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독일 본사 방침에 따라 대형 매장을 디지털 쇼룸으로 전환해 전시장 역할을 맡기고, 판매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점진적으로 현장 인력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벤츠 관계자는 "아직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쇼룸 확대는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자동차 업계가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하는 데에 법적 제한은 없다. 단지 통신판매업으로만 등록하면 된다. 

그런데도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온라인 판매에 소극적인 이유는 판매 일선에서의 압박 때문이다.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한 판매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TV홈쇼핑 국산차 판매 허용을 내년으로 미룬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차 판매노조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TV홈쇼핑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현대차 판매노조는 “판매 창구가 늘어나면 판매노동자들은 당연히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사측에서 먼저 판매원들에 대한 고용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차 업계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협력관계인 딜러사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고급차 중심의 시장 특성상 매장과 서비스센터 등 지점이 중요하다는 점도 수입차 업계가 인터넷 판매에 조심스러운 이유다.

아직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파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아직 직접 보지 않고 차를 구매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지만 실제 실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굳이 기존 판매망과 마찰을 빚으면서까지 비대면 판매를 추진할 이유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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