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

 

‘요리하는 남자가 섹시하다.’

이른바 ‘요섹남’이 뜨고 있다. 최근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쿡방(Cook+방송)’,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과 남자 스타쉐프의 등장으로 인해 ‘요리하는 남자’ 열풍이 불면서 많은 남성들의 발걸음이 부엌과 마트로 향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에선 남성들의 주방용품 구매가 늘고, 채소·과일과 같은 신선식품을 사는 ‘초식남’이 증가하는 등 요리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 ‘요리하는 남자’ 열풍에 남성들의 주방용품 구매 급증

G마켓은 올해 상반기 기준 남성의 주방용품 구매가 전년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 보면 칼과 도마, 프라이팬 같은 기본적인 요리도구들의 매출 상승이 두드러진다.

칼·도마·커팅기구가 50% 증가했으며, 프라이팬은 31% 늘었다. 최근 한달 기준으로 보면 프라이팬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멀티프라이팬은 82%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G마켓 관계자는 “‘쿡방’에서 남성 셰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실제로 요리를 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남성이 주방용품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션의 주방용품 판매량 역시 요리하는 남성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리도구 ‘야채 다지기’가 30~40대 남성 판매량 5위에 올랐고, 백종원이 여러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식 주방칼 ‘중식도’ 역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옥션 관계자는 “‘실용성’이 주방용품을 구매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있다”며 “요리에 서툰 남성들이 조리 과정을 쉽게 해주는 기능성 조리도구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 채소·과일 사는 '초식남' 증가

연애에 소극적인 남성이란 뜻의 '초식남'이 아니다. 요리하기 위해 채소·과일과 신선식품을 구입하는 글자 그대로의 ‘초식남’들이 증가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남성이 구입한 채소 매출은 올해(1월1일∼8월12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나 상승했다. 전체 채소 매출 중 남성 비중은 같은 기간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46%)보다 높아졌다. 남성이 구매하는 과일 매출도 같은 기간 48% 증가했다. 자몽, 망고, 체리와 같은 수입과일 매출(75%)이 국산과일(39%)보다 크게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장보는 남자, 요리하는 남자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한 남성들이 신선식품 구매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 남성 대상 요리 강좌와 요리 관련 도서도 ‘인기’

남성을 대상으로 한 요리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센터 관계자는 “‘이탈리아 가정식’이라는 요리 강좌에 전에는 한 명도 없었던 남성수강생이 지금은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의 직장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요리강좌와 롯데백화점이 최근 개설한 ‘아빠의 밥상, 매콤양념 한상차림’ 강좌처럼 아예 남성을 겨냥한 요리강좌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

쿡방 덕에 출판계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요리 관련 도서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6월 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의 요리 분야 도서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특히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는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 머물면서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김서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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