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설투자에 3조5772억원 투입
VC 사업본부에 투자규모 대폭 늘려

[한스경제 이선율] LG전자가 올해 시설투자에 지난해보다 1조원 가량 대폭 늘린 3조5772억원을 투입한다. LG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중인 전장부품사업 분야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자동차 모형 사진=LG그룹 제공

5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규모는 3조5,772억원으로 지난해(2조5,138억원)보다 1조634억원을 더 집행할 계획이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에는 5765억원, TV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에는 2,381억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는 1,844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VC사업본부에는 올해 5,440억원을 배정했으며 LG전자 자회사인 LG이노텍에는 7,262억원, 기타 부문에 1조3,13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올해 VC사업본부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3,303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2137억원가량 대폭 늘었다. VC사업본부는 구본준 부회장이 애정을 갖고 직접 챙기는 사업부 중 하나로 지난 2013년 7월 신설 이래 관련 시설투자와 연구인력을 꾸준히 늘려왔다.

VC사업부분은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사업확대를 위한 자원 투입비용을 늘린데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MC사업본부의 인력 1000여명을 흡수해 고정비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LG전자 관계자는 “VC사업본부의 경우 계속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안 나오고 있는 것이며 의미있는 수준의 적자도 아니다”라며 “매출 신장 등 외형적인 성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올해에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마곡 LG사이언스 파크와 태양광 등 분야에서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고 말했다.

VC사업본부는 앞서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EV’에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하는 성과를 냈으며 구글과 무인차 부품 기술협력도 체결했다. 중국에서는 이치, 둥펑, 지라자동차에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도요타와 텔레매틱스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VC사업본부가 신규고객을 수주하고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등 공급이 안정화되는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MC사업본부는 전략스마트폰 G5 판매부진 영향으로 적자폭이 커지면서 올해에도 인력 구조조정과 재배치 등 사업부 효율화 전략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미 LG전자는 지난해 7월1일자로 MC사업본부 조직을 대폭 개편한 바 있다. 또한 프리미엄 총괄 ‘PMO(프로그램 매니지먼트 경영자)’를 신설해 가전과 영업조직을 통합했다. 줄어든 MC사업본부 인력을 VC사업부로 대거 전환배치하는 등 손실이 이어지는 MC사업은 줄이고 성장잠재력이 큰 VC사업본부의 조직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도 지난해 2분기 7016명이던 직원 수를 3분기 5,714명으로 대폭 줄였다. 업계는 조직 효율화, 공정 개선 등 사업구조 개선 활동이 마무리됐고, G5부진 여파도 어느정도 걷혔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본부 인력재배치 작업은 그룹차원에서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여전히 MC사업은 그룹차원에서도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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