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

피츠버그 강정호(28)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강정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7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에서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치명적인 실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강정호는 1회와 3회 맞은 두 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5회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체이스 앤더슨에게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페드로 알바레즈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네 번째 타석에서는 한 방을 날렸다. 7-3으로 앞선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시 콜맨터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10호 아치다.

이로써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국인 중 최희섭과 추신수에 이어 세 번째로 한 시즌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데뷔 첫 해 10개 이상을 때려낸 건 강정호가 처음이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3년차였던 2004년 15홈런을 기록했고, 추신수는 데뷔 4년 만인 2008년 14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강정호의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8회에만 3실점하며 8-6으로 추격을 당한 채 9회초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앤더 인시아테의 타구를 3루수로 옮긴 강정호가 처리하지 못하면서 무사 1루 위기를 자초했다. 강정호의 시즌 11번째 실책이었다. 피츠버그는 계속된 2사 1·2루 위기에서 1루수 션 로드리게스까지 실책을 하며 2점을 헌납해 8-8 동점을 허용했다.

끝내기 찬스에서도 강정호는 침묵했다. 그는 9회말 1사 2루에서 잘 맞은 타구를 날렸지만 상대 1루수 폴 골드슈미트의 호수비에 걸려 라인드라이브로 잡혔다. 이 때 2루 주자 앤드루 매커친까지 더블 아웃되면서 강정호는 실책을 만회할 찬스를 놓쳤다. 이닝 교대 후 강정호는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강하게 집어 던지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연장에서도 기회를 잡았다. 강정호는 8-8로 맞선 12회말 1사 2루에서 애디슨 리드과 맞섰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야 했다. 14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스 헤슬러에게 2루 땅볼에 그쳤다. 피츠버그는 결국 연장 15회말 2사 1루에서 페드로 플러리먼의 끝내기 3루타가 터져 9-8로 힘겹게 승리했다.

한편 텍사스 추신수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상대 선발은 일본인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였다. 그는 직전 등판 경기인 지난 13일 볼티모어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와쿠마를 상대로 0-3으로 뒤진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7구째에 우전 안타를 빼앗아 그의 노히트 행진을 깨뜨렸다. 추신수는 이후 세 타석에서 안타 없이 물러났다. 텍사스는 2-3으로 졌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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