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달 20일 킥오프… 한국 ‘멕시코 4강 신화’ 재현 관심

[한국스포츠경제 경기취재본부=김영표·서상준·이경재기자] 약관(弱冠)의 선수들이 ‘알’에서 나오려고 경쟁한다. 알은 곧 U-20(20세 이하)의 세계다. 비상하려는 그들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그들은 신을 향해 날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신의 이름은 '축구의 신'이다.

‘포스트 메시’, ‘포스트 호날두’를 꿈꾸는 지구촌 축구신성들의 격전장이 될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본지는 대회 개막 D-30일을 맞아 대회 소개와 본부도시인 수원시의 준비상황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 /사진=U-20 월드컵조직위원회

◇FIFA 주관 세계 4대 메이저대회

U-20 월드컵은 FIFA에서 주관하는 월드컵과 17세 이하(U-17) 월드컵, 컨페더레이션스컵과 함께 세계 4대 축구 제전 중 하나다.

‘Trigger the fever(열정을 깨워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다음 달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23일간 수원,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열린다. 세계 24개국의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참가해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낸다.

각 출전국은 지난달 15일 이뤄진 조 편성 추첨에 따라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펼친다. 한국은 ‘죽음의 조’인 A조에서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과 1차 관문 통과를 위한 험난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조별로는 B조 베네수엘라·독일·바누아투·멕시코, C조 잠비아·포르투갈·이란·코스타리카, D조 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이탈리아·우루과이, E조 프랑스·온두라스·베트남·뉴질랜드, F조 에콰도르·미국·사우디아라비아·세네갈이 편성됐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개막경기를 치른다. 이어 23일 같은 장소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번째 경기를,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16개 팀은 30일부터 16강 토너먼트를 벌인다. 이후 6월 4~5일 8강전 4경기, 8일 4강전 2경기에 이어 11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 U-20 월드컵 조별리그 편성

◇신태용 “여자축구 1%의 기적, 우리도 만들겠다”

신태용호는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8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의 공격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가 선봉에 선다.

신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여자축구가 이룬 2018 아시안컵 본선 진출은 1%의 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 선수들도 1%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U-20 월드컵이 국내에서 열린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국민과 축구 팬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 준다면 충분히 기대하는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는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팀이 승리하면 개인적으로도 득점이나 도움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홈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선수들이 긴장할 수 있다. 많은 팬들이 와서 적응이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어려움을 잘 극복해 조별리그를 통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 감독과 이승우의 결연한 의지에서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1983년 대회에서 이룬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을 넘어 그 이상의 결과물도 기대해 봄직하다. 얼마 전 여자축구가 이룬 ‘평양의 기적’에 이어 다시 한 번 국내 축구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낼지 기대가 모인다.

▲ U-20 월드컵 출전국.

◇한국 ‘멕시코 4강 신화’ 최고 성적

한국 대표팀이 이 대회 본선에 진출한 것은 모두 13차례로, 최고 성적은 ‘멕시코 신화’를 이뤄낸 1983년 6월 멕시코 대회에서 거둔 4강이다. 이후 1991년 포르투갈(남북단일팀 출전)과 2009년 이집트, 2013년 터키 등 3개 대회에서 8강에 올랐다.

U-20 월드컵 개최국이 우승한 경우는 대회 명칭이 바뀌기 전 ‘FIFA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World Youth Championship)’로 열린 1991년 포르투갈, 2001년 아르헨티나 등 단 두 차례뿐이다. U-20 월드컵으로 바뀐 2007년 이후로는 전무하다.

역대 최다 우승국은 모두 6차례를 기록한 아르헨티나다. 이어 브라질이 5회의 우승기록을 갖고 있다.

▲ U-20 월드컵

◇골든볼·골든부트·골든글러브 주인공은 누구

대회 시상 부문은 개인별로 ▲아디다스 골든볼 ▲아디다스 골든부트 ▲아디다스 골든글러브 등을 선정하며, 팀으로는 ▲FIFA 페어플레이상을 뽑는다.

아디다스 골든볼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FIFA 테크니컬스터디그룹이 후보군을 선정해 기자단 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하게 된다. 2, 3위에게는 실버볼과 브론즈볼이 주어진다.

아디다스 골든부트는 최다 득점자에게 수여되며, 최다 골을 기록한 선수가 둘 이상일 경우에는 어시스트 수를 따진다. 골든볼과 마찬가지로 2, 3위는 실버부트, 브론즈부트를 시상한다.

아디다스 골든글러브는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는 상으로 FIFA 테크니컬스터디그룹이 선정한다. FIFA 페어플레이상은 FIFA 페어플레이위원회가 정한 점수 체계와 기준에 따라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팀이 영예를 안는다.

▲ U-20 월드컵 한국 대표팀 명단

◇‘최고 신성은 나!’ 피치 위 경쟁

U-20 월드컵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라울 곤살레스(스페인), 티에리 앙리(프랑스)와 자타공인 금세기 최고의 축구스타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각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주인공들이 대거 나선다. 프랑스의 오스망 뎀벨레(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킬리안 음바페(AS모나코), 영국의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질의 말콤 올리베이라(FC 지롱댕 드 보르도), 노르웨이의 마르틴 외데가르드(SC 헤렌벤) 등은 이미 유럽 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하부 리그에 머물러 있지만, 한국의 ‘바르샤 듀오’ 백승호와 이승호도 빼놓을 수 없는 유망주다.

뜨겁게 달궈질 녹색 피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선수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와 경기장에 운집한 팬들의 함성이 심장 속 울림으로 전해질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경기취재본부=김영표·서상준·이경재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