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안 쓰는 은행계좌를 쉽게 해지할 수 있게 된다. 물건을 사고 남은 잔돈은 교통카드에 충전할 수 있어 ‘동전 없는 사회’에 한 발 가까워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1일부터 스마트폰에서 PC 인터넷 홈페이지와 같이 계좌 조회와 잔고 이전·해지, 자동이체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스마트폰에서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한다.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인터넷으로 시작한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모바일과 은행 창구로 확대 시행함에 따라 가능해진 일이다.

금융위는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 이용이 곤란한 고령층 등을 위해 은행 창구에서도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통해 잔고 이전·해지가 가능한 비활동성 계좌의 범위도 잔액 30만원 이하에서 잔액 5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이 경우 32만개 계좌, 1,270억원이 추가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금융위는 “은행 영업일 기준으로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였던 서비스 이용 시간을 오는 10월부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잔돈은 교통카드에 충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됐다.

▲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현금과 동전 적립카드로 동전 적립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부터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소매점 2만3,000여곳에서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물건을 사고 남는 거스름돈을 교통카드 같은 선불식 카드에 적립할 수 있고, 금액이 쌓이면 은행 ATM기에서 지폐로 찾을 수도 있다.

시범사업은 CU, 세븐일레븐, 위드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5개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편의점, 백화점, 슈퍼 등 2만3,050여곳에서 실시된다. 선불사업자는 한국스마트카드(T-머니), 이비카드(캐시비), 신한카드, 하나카드, 롯데멤버스, 네이버, 신세계I&C 등 7곳이다.

한국은행은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한 뒤 거스름돈을 교통카드를 비롯한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적립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편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립한 금액이 늘어나면 일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에서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 1월 한은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구현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기자가 직접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며 잔돈을 교통카드에 받아본 결과, 절차도 간단했다. 현금, 교통카드를 같이 주면 잔돈을 카드에 바로 충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카드·유통사 포인트로의 적립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은 활발하게 시행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후불교통카드가 탑재된 체크카드가 상용화된지 오래여서 티머니의 사용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광화문의 한 편의점 점주는 “요즘은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손님도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고, 특히 편의점에서는 소액결제가 많은데 현금을 내고 남은 잔돈을 교통카드에 충전하는 손님이 얼마나 많을지 의문”이라며 “첫날이어서 그런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는데 잔돈을 교통카드뿐만 아니라 카드사 포인트 등으로도 적립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이 홍보가 되면 교통카드 충전보다는 그쪽을 손님들이 이용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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