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cm의 모델같은 몸매, 아이큐 172인 멘사 회원, 카이스트 재학 중, 게다가 음악적인 재능까지 갖췄다. 지난달 종영된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강세종은 ‘완벽남’, ‘엄친아’였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도 있다. 이쯤되면 흔들리지 않는 여자가 이상해보인다.

가까이에서 본 곽시양은 극 중에서 보여준 강세종과 많이 닮아있었다. 중저음 보이스에 눈웃음까지 여심을 자극할 모든 것을 갖췄다. 스물 여덟, 다소 늦은 나이에 출발한 배우의 길이다. 하지만 곽시양은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가야할 길을 걷고 싶어했다. 그렇게 순리대로 가다보면 자신의 이름처럼 ‘태양이 떠오르는 시간’이 찾아오리라 믿었다.

-뮤직 드라마라서 노래와 연기, 두 가지를 어설프게 해선 큰일났겠다.
“상당히 부담됐다. 계속 ‘할 수 있다’고 주문을 외우며 대본과 씨름했다. 춤을 춰 본적이 없어서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촬영 한 달 전부터 노래와 춤 연습에 매진했다.”

-그렇게 노력한 작품이 끝나면 배우들은 무척 뿌듯해 하더라.
“세종이로 살았던 3~4개월이 행복하고 설레었다. 민효린, 헨리 등 멤버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웠다. 배우로서 발전하게 도와준 감독, 작가에게 무척 감사하다.”

-촬영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극 중 이란성 쌍둥이 동생인 세찬(레이킴 역)이가 죽었을 때다. 세종이 감정 불합격자라서 남들 앞에서 표현을 못했다. 방에서 몰래 울었던 장면이 생각난다. 몰입이 최고조이던 시기였다. 세찬이가 정말 친동생 같았고 사진만 봐도 울먹거릴 정도였다.”

-정말 연기에 푹 빠졌나보다.
“그동안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성장한 것 같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스물 여덟에 군필 신인, 출발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중3 때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는데, 어렸을 땐 마냥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뚜렷하게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몰랐고 동경의 대상이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시간이 확 지나갔다. 안 되겠다 싶어서 군대를 갔고, 전역할 때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보고 배우의 길을 택했다. 급한 마음 먹지 않고, 매순간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더니 결국 꿈을 이뤘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었다는 소리도 들었다. 가수 준비도 했던 건가. 
“아주 잠시 있었기 때문에 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영화 인터뷰 당시 살짝 거론된 소재였는데 말이 커졌다.”

-체구가 좋은 편인데 즐겨하는 운동이 따로 있나.
“야구를 아주 좋아한다. 김창렬의 제의로 ‘천하무적야구단’에서 6년째 선수로 뛰고 있다. 던지는 것을 좋아해 투수, 외야수를 주로 맡는다. 좌익수를 볼 때 1루까지 땅볼 아웃을 처리한 적도 있다.”

-김창렬과 친분은 의외다. 또 연예계에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는 누가있나?
“술을 잘 못해서 연예인 친구가 별로 없는 편이다. 강인과 창렬이형은 같이 운동하면서 친해졌다. 정만식 선배는 정신적인 지주다. 처음 드라마 연기를 할 때 정말 큰 힘이 되는 말을 해줬다.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어차피 그 역은 너 밖에 못해, 뭐가 어렵니 그냥 재밌게 놀아’라고 했다. 그 말이 정답이었다. 그러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

-꿈과 목표, 그리고 현재 몇 %정도 이뤘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연기하는 사람으로 알려지면 좋겠다. 이제 겨우 30% 진행된 것 같다. 꾸준히 걸어가겠다.”

심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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