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톱 체제가 더욱 견고해졌다. 2년 넘게 이어온 경영권 분쟁도 종식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가교 역할을 해왔던 호텔롯데 상장 추진이 여전히 안갯 속이라 안정된 지주회사 체제 구축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이 진행됐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사기 전달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 / 롯데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에서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을 개최했다. 

신 회장은 출범 기념사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조해 나갈 롯데의 비전을 알리는 시작”이라며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 출범의 가장 큰 의미는 신 회장의 경영권 안정이 확보됐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의 13%를 확보하면서 그룹에 대한 장악력을 한층 높였다. 

롯데지주 내 신 회장의 우호지분은 국내의 롯데그룹 계열사(27.2%), 롯데재단(5.0%),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지분(2.0%)을 합쳐 47.2%다. 반면 이번 합병에 반대하며 4개 사 지분을 대부분 매각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지분은 0.3%에 그친다.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은 3.6%이다. 이에 오성엽 커뮤니케이션 실장(부사장)은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끝났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뉴 롯데' 구상은 롯데지주보다는 적지만 아직도 상당수 롯데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가 상장돼야 완성된다.

과거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국내 주력 계열사로 이어졌다. 일본 롯데의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다. 

앞서 호텔롯데 상장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추로 평가됐으나 지난해 검찰수사 여파 등으로 무산됐었다. 이후 호텔롯데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상장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장 재추진에 여러 변수들이 있는 탓에 이번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4개 계열사 분할합병 작업을 우선 처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약 90여개에 달하는 한국롯데 계열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롯데 계열사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을 지배하고 있는 회사가 롯데호텔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지난해 한 차례 추진한 바 있어 재추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황각규 롯데 지주 공동대표는 “처음엔 호텔롯데 상장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주주가치가 상당히 손실돼 호텔롯데 상장이 안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호텔롯데 상장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 부사장은 “호텔 상장을 먼저하고 나야 지주회사와의 합병을 생각할 수 있다”며 “상장하지 않고는 가치가 얼마나 될 지 모르고 사드 문제 등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금융계열사 처리 과제도 해결해야한다. 현재는 중간금융지주 허용을 예상해 롯데지주 테두리 안에 포함시켜 놨지만 중간금융지주 허용이 무산되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8개 금융계열사를 2년 안에 지주사 범위 밖으로 빼놔야 한다. 롯데그룹 내에는 8개 금융계열사가 있다.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도 “금융계열사는 중간금융지주 허용을 기대하면서 (지주사 체제 안에) 일단 넣어놨다”며 “허용이 안되면 2년 내 매각이나 분할·합병 등을 통해 정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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