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삼성전자의 '세대교체' 바람이 점점 거세게 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젊은피로 세대교체를 진행했고 이어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에서도 그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가운데 이례적으로 인사 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세대교체'?바람이 점점 거세게 불고 있다./연합뉴스

15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윤주화(64) 삼성사회봉사단장, 김종호(60) 글로벌품질혁신팀장, 이인용(60) 커뮤니케이션팀장, 장원기(62) 중국전략협력실장, 정칠희(60) 종합기술원장 등이 임원직을 내려놨다.

퇴임한 임원 모두 60대로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나타난 '세대교체' 기조에 따라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인용 사장이 지난 3일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60대 사장 전원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번 분기보고서를 통해 삼성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증명했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신규 선임된 임원은 4명이다.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물러났다가 이달 초 임원 인사에서 사업지원TF장으로 재입사한 정현호 사장,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삼성전자로 재입사한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등이다. 외부에서 영입한 이지선 무선 전략마케팅팀 담당임원과 김대우 반도체연구소 담당임원도 신규 임원으로 공개됐다.

임원 승진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후속 임원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업계의 예상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일 회장단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후 열흘이 넘도록 후속 인사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인사의 경우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이다. 

후속 임원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여러가지 추측이 있지만 이번 인사의 경우 승진자가 많아 이들을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14년의 경우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27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국정 농단 사태로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했다. 

올해 봄에 진행된 인사에는 승진자가 100명이 되지도 않았다. 이에 적체된 인사를 한꺼번에 하려다보니 예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얘기다. 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보여 승진자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사장단 인사에서 60세 이상이 퇴진하는 등 세대교체가 진행됐기 때문에 인사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의 경우 옛 그룹 체제에서는 컨트롤타워로 불린 '미래전략실'이 그룹 인사를 담당했는데 지금은 미전실이 해체된 상황이다. 미전실이 그룹 인사의 큰 그림을 그리고 각 계열사별가 미세 조정을 해왔지만 지금은 이렇게 큰 계획을 세울 조직이 없다. 

계열사 간에 임원 이동 인사의 경우에도 미전실에서 한번에 조정을 했지만 지금은 각 계열사 간 협의로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인사가 늦어지면서 금융과 건설 등 다른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인사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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