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자동차 업계가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마무리한다. 아쉬움도 있지만 악재가 더 많았던 만큼, 홀가분한 마음으로 1년을 떠나보내는 분위기다.

그나마 내수 시장은 피해가 적은 편이었다. 판매량이 2016년 184만대에서 182만대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그랜저는 올해 월 평균 1만대 이상을 팔아치우며 국산차 시장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현대자동차 제공

내수 시장을 사수한 주역은 바로 현대자동차 그랜저다. 2016년 출시된 그랜저는 올해 들어서도 매달 평균 1만대를 넘게 팔아치우면서 압도적으로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맡아둔 상태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2만3,000대에 달한다. 국산차 판매량 중 10%나 차지한다.

SUV 인기도 내수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G4렉스턴이 올해 누적으로 각각 2만904대, 1만4,148대를 판매하면서 큰 몫을 해냈다. 기존의 SUV들도 전년도 판매량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11월 누적 기준 국산 SUV 판매량은 39만3,613대나 된다. 국산차 5개사 판매량(130만7,589대)와 비교하면 30.1%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SUV 브랜드인 랜드로버가 올해에도 전년도 판매량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지프도 전년보다 24% 더 많이 판 것으로 알려졌다.

G4렉스턴은 꺼져가던 국산 대형 SUV 시장에 다시 불을 지폈다. 쌍용자동차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SUV 판매 비중을 20% 가까이 확대했다. 마세라티는 르반떼에 힘입어 판매량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이에 힘입어 수입차 시장도 선방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25만6,000대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소폭 증거한 것으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우수한 실적이다.

고성능차 시장도 성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기아차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벤츠 AMG와 BMW M 과 같은 고성능 서브 브랜드, 그리고 포르쉐와 페라리 등 스포츠카 브랜드들 인기도 높아지면서 마케팅 활동도 더 치열해졌다.

스팅어는 국산 고성능차 시대를 열어젖히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상용차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 현대자동차는 상용차 브랜드인 엑시언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일본 이스즈가 국내에 진출했고, 볼보와 만트럭 등 수입 업체 들도 국내 서비스망 확대에 팔을 걷어붙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시장은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예상외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며 “ SUV뿐 아니라 고성능차, 럭셔리카 등이 성장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도 보였다”고 평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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