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이달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가 대거 교체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서 사외이사의 전문성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사외이사진을 어떻게 꾸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28명 중 24명의 임기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만료된다.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세 곳의 금융사는 이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거쳐 후보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전날 사추위를 열고 5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추천했다.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 회장,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5명이다.

KB금융도 지난 달 사추위를 통해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등 3명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달 정기 이사회에서 3명의 새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농협금융은 오는 19일 전까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려야 하는데, 그 전에 사추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4명 모두 이달 임기가 만료된다.

지금까지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의 전문분야는 법률, 금융, 경영 쪽이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들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추천된 사외이사들 역시 갖춘 전문성들이 분야들로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 금융사들이 저마다 디지털 경영을 외치면서 신입행원의 채용에서까지 IT 인력을 따로 뽑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는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제16조 사외이사 자격요건에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로서 직무 수행에 필요한 관련 분야에서 충분한 실무경험이나 전문지식을 요구한다.

사외이사가 재선임되는 시기마다 이들의 전문성도 도마에 오르지만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가 지난해 말부터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외이사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일명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다.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 소속된 금융지주사 회장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사외이사가 회장을 추천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사외이사들은 줄곧 ‘YES맨’ ‘거수기’라는 오명을 써왔다.

외부전문기관과 주주의 추천으로 사외이사 후보에 올릴 수는 있지만 실제 이 후보가 사외이사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가 추천한 후보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금융회사는 없다. 통상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중임할 수 있다. 최장 6년까지 임기를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런 비판들이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 단임제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사외이사) 본인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과의 유착할 소지가 낮아질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