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컴플렉스, 소아성애, 재해석 혹은 표현의 자유….
한동안 꺼질 줄 모르던 아이유에 관한 숱한 논란이 마침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한국스포츠경제와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의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아이유의 버즈량이 11일 기준으로 정상괘도로 돌아왔다. 버즈량은 아이유가 언급된 국내 118개 매체의 기사와 SNS, 포털 사이트 댓글 등을 합산한 수치를 뜻한다. 하루 30만건을 넘어섰던 아이유의 버즈량은 1만여건으로 급감했다. 11일은 논란의 불씨였던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출판사가 사과문을 게재한 다음 날이다.

1주 내내 곤두박질 치던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13일 반등했다. 논란과 함께 음원차트 상위권으로 오르며 역주행하던 수록곡 ‘제제’는 다시 10위권 끝자락, 제자리로 돌아갔다.

아이유에게는 악몽과 같았던 1주일, 그 논란의 시작과 끝을 버즈량, 주가, 음원차트 분석을 병행해 살펴봤다. 
  

■ ‘용광로’ 1주일
논란의 중심이던 ‘제제’는 아이유가 생애 첫 프로듀서로 나선 미니앨범 ‘챗셔’의 수록곡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속 다섯살 아이 ‘제제’에서 착안된 동명의 노래다.
지난달 23일 발매됐지만 소설책의 출판사 동녁이 5일 뒤늦게 일침을 가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학대로 인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다섯 살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하루 아이유의 버즈량은 16만 1,858건. 빅뱅의 1주 버즈량인 11만 1,746건을 하루만에 앞지른 수치였다.

출판사의 유감 표명에 윤종신, 허지웅, 조영철 프로듀서, 소설가 이외수 등 각계각층에서 재해석의 자유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진중권 교수는 “문학에 표준적 해석을 들이대는 것은 역사를 국정화하는 박근혜보다 수준 떨어지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맞섰다.

여론도 아이유 옹호와 비판이 뒤섞이며 7일 정점을 찍었다. 댓글만 33만 602건, SNS 버즈량 3,520 등 33만 4,443건의 총 버즈량을 기록했다. 

논란은 계속됐다. 타이틀곡 ‘스물셋’ 뮤직비디오에서 젖병을 물고 있는 장면까지 거론되며 아이유를 롤리타 컴플렉스, 소아성애자로 몰고가는 목소리가 커졌다.

급기야 ‘제제’ 음원 폐기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됐고, 8일 초등학생 성범죄 피해를 그린 영화 ‘소원’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는 “예술에도 금기는 존재한다”며 아이유를 비난했다. 9일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K팝 가수 아이유가 아이를 성적으로 표현한 앨범으로 지탄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사이 교보문고는 소설책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판매량은 평소보다 5배 급증했다고 알렸다. 결국 출판사 동녘은 10일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에 사과를 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아이유의 버즈량은 8일 9만 651건, 9일 6만 9,381건, 10일 5만 8,820건 등 1주 내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기사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아이유가 “맹세코 다섯 살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로 쓰지 않았다”고 해명한 6일이고 778건을 기록했다.

 
■ ‘절대자’ 출판사
출판사의 사과 조치 이후 아이유의 버즈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11일 1만 5,139건, 12일 1만 1,381건을 나타냈다. 13일에는 1만선도 무너지며 9,695건으로 작품 활동을 안하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역시 아이유 논란과 함께 타격을 입었다. 로엔은 음악서비스 플랫폼 사업부문에 멜론, 제작사업부문에서 아이유 피에스타 히스토리 등이 속해 있다. 또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독립 레이블로 거느리고 있다.

아이유라는 가수 한 명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로 통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제제’ 논란이 촉발된 다음날 6일부터 12일까지 로엔의 종가는 가파르게 떨어져왔다. 10일과 11일에는 매도물량이 몰리면서 각각 전일대비 5,300·3,400원 낮은 수치로 장이 마감됐다. 아이유의 논란 전 7만 7,200원으로 거래되던 것이 6만 4,300원이 됐다. 호조를 보이던 9월 한때와 비교하면 주가가 30% 가량 하락한 셈이다.

반등은 13일 이뤄졌다. 전일대비 5,100원 오른 6만 9,42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8일 만에 상승곡선을 그렸다. 아이유 풍파가 잠잠해진 것이 확인되고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음원 차트 역시 이번 논란에 영향을 받았다. ‘제제’는 4일까지만 해도 17위에 머물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던 노래였다. 하지만 가사 논란이 촉발된 5일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6~7일에는 8위로 한단계 더 상승했고 타이틀곡 ‘스물셋’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제제’는 9일까지 10위 안에 놓여졌지만 출판사의 사과가 있었던 10일 15위로 뚝 떨어졌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아이유 논란은 출판사로 시작해 출판사로 끝나는 그림이 됐다. 출판사의 일침은 아이유의 소속사 주가와 음원차트, 온라인·모바일·SNS를 흔들어 놓았고 출판사의 사과문 이후 모든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심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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