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부는 문화콘텐츠의 뿌리인 이야기산업을 본격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야기산업은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의 원천이 되는 소재를 조사·발굴하거나 이야기를 창작·기획·제작·유통하는 산업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상품기획·제작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하는 등 이야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실 인간의 감정은 정보 전달만으로는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의 감성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공감이 가능한 이야기가 전제되어야 한다. 부부금슬이 좋은 노부부가 행복하게 살다가 “할머니가 죽고 이어서 할아버지도 죽었다”는 것은 사실과 정보다. 그러나 “할머니가 죽자 할아버지가 상심하여 죽었다”는 것은 스토리다. 이렇듯 스토리는 단순히 나열되는 단어의 집합이 아니다. 사실과 정보가 연결되어 맥락을 구성하고 상대방의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연상하도록 연출된 메시지가 스토리다.

마케팅에서도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의 관심과 감동을 이끌어 내는 강력한 무기다.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스토리는 넘친다. 창업자의 성공이야기, 제품개발에 얽힌 숨은 이야기, 고객들의 이용후기 등을 발굴해 스토리화 할 때 평범한 기업과 제품도 특별해 지게 된다. 3M의 포스트잇 탄생스토리처럼 독특한 경험의 스토리가 있는가 하면, 고디바 초콜릿의 마담 고디바나 말보로 브랜드 탄생에 얽힌 사랑이야기 등은 재미있는 스토리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한다.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 기업 간의 감성적 매체로 기업의 다양한 브랜드 요소(로고, 디자인, 광고, 평판 등) 중 가장 강력한 메시지 전달 수단인 셈이다.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의 구성요건은 간결성(Simplicity), 진정성(Truth), 목적성(Objective), 현실성(Reality), 역동성(Youth)의 머리글자를 딴 S.T.O.R.Y다. S는 고객들이 공감하고 기억하기 쉬운 단순하고 간결한 이야기를 의미한다. T는 허구적인 완성도 높은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성을 담은 창의적인 콘텐츠를 말한다. O는 차별화된 가치 전달의 목적성, R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의 구성이다. Y는 젊음의 상징처럼 생동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를 요구한다.

스토리텔링은 상투적인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펀(Fun)해야 한다. 바이럴처럼 퍼지는 스토리는 저비용으로도 대중을 조직화하는 위력을 발휘한다.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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