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조양호 방음공사, 상식밖 행동"

[한스경제 변동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갑질'에 대한 사과 대신 자신의 집무실 방음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22일 복수의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조 회장 집무실에 대한 방음공사가 진행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무가 본사 6층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폭언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후 이 같은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음공사는 조 회장이 근무하는 중역실에서 금∼토요일 사이 이뤄졌다"며 "조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항공 직원 9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도 조 회장 집무실 방음공사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다.

문제는 차녀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발생한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어떤 사과나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과 갑질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 대신 방음공사를 한 점은 사실상 은폐할 궁리만 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면서 "이 역시 이해할 수는 행동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꼬집다.

한편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의 욕설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이로부터 닷새 뒤인 19일 이명희 이사장이 2013년 당시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작업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음성파일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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