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고영훈] 

출처=업비트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사기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가상화폐 업계에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두나무 이석우 대표도 수사선상에 올라 시장의 충격은 커지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11일 "현재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모든 거래·입출금 서비스는 정상 운영되고 있고 고객의 자산은 안전하게 계좌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동요는 멈추지 않고 있다.

12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전 10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이 931만8,000원으로 하루 전보다 6.25% 급락했다. 다른 주요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6.73% 내린 75만4,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리플(-7.58%), 라이트코인(-6.91%), 비트코인 캐시(-9.63%), 이오스(-15.47%), 트론(-12.34%) 등도 속절없이 하락 중이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거래실태를 점검해 위법 정황이 큰 사례를 발견하고 이를 수사당국에 통보했다. 앞서 대표적 중소 거래소인 코인네스트가 검찰 수사를 받았고 대표가 구속됐지만 시장의 동요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시중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부여받은 대형 거래소는 안전하지 않겠냐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업비트의 이번 압수수색 사건은 이 같은 신뢰에 찬물을 끼얹었다. 업비트는 24시간 거래량 기준으로 중국 오케이엑스(OKEx), 바이낸스, 후오비의 뒤를 이어 세계 4위이자 국내 1위 거래소다.

검찰은 사기와 사전자기록 위작, 고의로 다른 사람의 전자기록을 변조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가상화폐를 전산 장부상으로만 사고팔아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은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믿기 힘든 일이 발생했다"며 "카카오와 관계사인 두나무에 치명적인 일이 될 수도 있으며 업계 전체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비트는 개인이나 다른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전송할 수 있는 '전자 지갑'을 개설해주지 않아 가상화폐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지난 4월에도 사기와 횡령 혐의로 코인네스트를 비롯한 2개 거래소의 대표와 임원 등 4명을 구속기소한 만큼 이번 조사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금융범죄, 부당취득 등 고위험군 개인 및 단체를 식별해 주는 위기관리 시스템 '월드체크'를 도입하며 스스로 자랑했던 업비트에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결국 투자자들을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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