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최근 분양시장 입지, 상품, 브랜드 등 ‘희소성’으로 승부수를 던진 건설사들이 유독 눈에 띈다.

분양 침체를 넘어 거래절벽으로 내몰린 건설사들이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내놓은 전략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희소성의 개념은 지역 내 유일한 단지를 말한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만 있는 지역에 신규 아파트가 들어서는가 하면, 서울의 '롯데 타워'처럼 지방에 초고층 아파트를 지어놓고 일종의 ‘랜드마크’를 조성,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희소성의 법칙’으로 통한다.

건설사들이 분양 침체를 넘어 거래절벽으로 이어지면서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희소성 높은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사진=한스경제DB.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희소성 높은 단지들은 연이어 우수한 청약 성적과 프리미엄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입지, 상품, 브랜드 등 희소가치 전략을 내세운 단지들이 속속 분양을 예고하며 수요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달 경기 군포시에서 분양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금정역’은 청약접수 결과 506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7806건이 접수되며 평균 15.43대1, 역대 최고(군포기준) 청약률을 보였다. 그동안 군포시 인근에는 10대 건설사 브랜드 단지가 아직 없는데,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 희소가치'로 청약을 일찍 마감했다.

지난 3월 전북 익산시에서 분양한 한화건설의 ‘익산 부송 꿈에그린’도 익산시 내에서 최고층(38층) 단지의 희소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 단지는 512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5613명이 지원하면서 10.96대1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20층 전후 아파트가 대다수인 익산시에서 역대 최다 청약자수가 몰렸다는 게 한화건설 측 설명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조망권과 주거쾌적성이 우수한 고층아파트는 ‘고급’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며 “통상적으로 낮은 아파트 단지에 초고층 단지를 짓는 것은 건설사들도 고급화 전략의 하나로 통한다”고 말했다.

대형면적 틈바구니에 소형 면적의 아파트를 앞세운 희소성으로 승부를 건 지역도 있다. 세종시의 경우 올들어 현재까지 전체 공급물량 8만7929가구 중 60㎡ 이하의 소형 면적은 전체 공급면적의 30%(2만6614가구)에 불과하다. 반면 중소형과 중대형 면적의 경우 각각 20.9%(836만원→1057만원), 25%(834만원→1046만원) 오르는 것에 그쳤다.

최근 2년간(2016년 5월~2018년 5월) 소형 면적은 36%(769만원→1046만원)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노후 아파트 밀집지 내 희소한 새아파트의 매매가도 마찬가지다. 울산광역시 남구의 경우 1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약 84%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난 2015년에 입주한 ‘울산센트럴자이’의 전용면적 84㎡는 올해 6월 기준 4억4500만원으로 2년 전(3억8000만원)보다 약 17%(6500만원) 상승했다.

이 같은 전략은 현재까지 부동산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분양 아파트간 차별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아파트 단지들의 희소가치가 높게 책정돼 덩달아 ‘로또 아파트’ 못지않은 시세차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 이유는 ‘과도한 분양’에 있다. 단지 물량이 많으면 그만큼 수요가 충족돼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면 미분양 물량은 계속 쌓여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통상적으로 희소가치를 내세운 단지들은 연이어 높은 청약 성적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향배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물량이 많을수록 각 건설사는 기타 다른 단지들과는 다른 강점 및 희소성을 전략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돌리고 있다”면서 “실제 희소프리미엄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은 선택 시 희소한 브랜드·면적·입지 등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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