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스터선샤인'에서 구한말 미 해병대 대위 연기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큰 역사 안에 사람과 사람간의 보편적인 정서가 있다.”

‘연기의 신’ 이병헌이 돌아왔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의병 역을 맡아 조선의 아픔을 재조명한다. 9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 ‘미스터션샤인’을 통해서다.

이병헌은 26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tvN 주말극 ‘미스터션샤인’ 제작발표회에서 “굉장히 큰 역사를 다뤄 정치적인 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결국 드라마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역사적인 상황 및 사건이 큰 역할을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감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보편적인 정서가 사람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 동안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로 대한민국 사회의 부패와 비리를 파헤쳤고,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선 조선시대 비운의 왕 광해 역을 맡아 깊은 울림을 줬다. 이번엔 노비 신분을 박차고 미국으로 건너간 해병대 대위 유진 초이(Eugene Choi)를 연기한다.

이병헌은 “이번 작품은 간략한 스토리만 듣고도 흥미로웠다. 198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 구한말 시대 조선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지 않다. 이 시기 자체가 드라마라고 생각했다”며 “미국사람이고 애국자가 아니라 조선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 인물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처음 나오는 캐릭터라서 독특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션샤인’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 국에 동시 방영될 예정이다. 이병헌은 “내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에 개봉한 적은 있는데, 드라마가 전 세계 동시에 방송되는 건 처음이다. 굉장히 놀랍고 기대가 많이 된다”며 “과연 우리나라 역사, 문화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 사는 분들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다. 외국 팬들은 아무런 정보 없이 드라마를 시청하겠지만, 한국의 역사를 모르고 그 때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도 충분히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스터션샤인’은 ‘도깨비’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병헌을 비롯해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등이 힘을 보탰다. 총 제작비 400억여 원이 투입 돼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했다. 

이병헌은 “이응복 감독과 김은숙 작가의 작품인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처음 데뷔할 때 TV 드라마로 시작했고, 영화를 계속 했지만 중간 중간  ‘올인’ ‘아이리스’를 하며 좋은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참 낯설었다. ‘김은숙 작가의 언어가 따로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가 작가의 의도를 100% 반영해서 연기해야 하는데 어떤 의도로 이 글을 썼는지 모르겠더라.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지금 돌이켜보면 이해되는 대사가 많다. 묘한 힘을 가진 작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0세 나이차가 나는 김태리에 대해선 “아주 훌륭한 연기를 하는 배우다. 호흡 하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며 “물리적인 나이차는 많이 나지만, 연기하면서 전혀 의식되지 않았다. 신인이라는 점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이병헌은 “8~10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시청자의 입장에서 15분 정도 분량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했다. 우리 드라마가 ‘이런 정서를 가지고 있구나’ 느꼈다. 오늘 얻은 힘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촬영하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7월 7일 오후 9시 첫 방송.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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