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김재웅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7년연속 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올해도 임금인상을 주요 내용으로, 광주공장 투자 반대 등을 추가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2일 조합원들에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유권자는 5만417명이다.

이중 4만4782명이 투표했으며, 3만308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자 중 73.87%, 유권자 중 65.62%다.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은 3일 금속노조와 함께 서울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후상박 임금연대와 금속산별 노사공동위원회 등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파업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집행부는 3일 오후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7년 연속 파업이 가시화된 셈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5월부터 12차에 걸쳐 노사 협상을 진행하면서 사측과 아무런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실적, '나 몰라라'...순익 30% 내놓으라는 노조 

현대차 노조가 가장 중점을 둔 요구안은 기본급 5.3%(11만6276원) 인상이다. 호봉승급분은 포함하지 않는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을 3만5000원만 올려주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동안 노사간 평행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성과급에서도 다소 엇갈렸다.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분배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본급의 200%에 100만원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은 2조5513억1900만원이다.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30%인 85억여원을 지급해야 한다. 1분기 기준 현대차 직원수가 6만5407명인 만큼, 평균 약 1200만원 수준이다.

특히 노조는 산별 임금 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노사공동위를 구성과 함께, 광주형 자동차 공장 투자를 철회하라는 요구에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별 임금 체계는 동일 직군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상위단체인 금속노조가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노조가 광주형 공장을 반대하는 데에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 광주형 공장이 노동자에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광주형 공장이 완성되면 기존의 경차 생산 지역과 부품사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올해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아울러 노조는 전 직군에 대한 실노동시간 단축, 수당 간소화, 조건없는 정년 60세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준비해놓은 상태다. 해고자 원직복직 및 고소·고발 손배 가압류 철회 등도 있다.

한편 현대차는 올 초 2017년 임단협을 어렵게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 합의 내용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급 300% + 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매에 쓰이는 20만 포인트 지급 등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현대차 노사는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의 2017년 매출액은 96조3761억원이다. 전년(93조6490억원)보다 약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조5747억원으로 전년(5조1935억원)비 12% 가까이 떨어졌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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