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울린 미·중 무역전쟁./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도 이에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동시에 육류·자동차 등 미국산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벌써 사업장 각지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식료품 유통 업체인 ‘쑤저우 화둥 푸드’는 미국에서 수입해온 냉동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세관을 통과하지 못한 채 쌓여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산 수입 육류에 보복 관세가 붙으면서 컨테이너 한 상자에 최대 50만 위안(약 838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국 ‘쑤저우 화동 푸드’의 총괄 매니저는 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매체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도축업체의 제품 구매를 급격히 줄이라는 권고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다. 우리가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쑤저우 화동 푸드’는 월마트, 샘스클럽 등 중국에 진출한 미국 유통 업체에 육류 제품을 납품하는 상황이기에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에 부과한 관세의 여파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양국 간 무역전쟁이 얼마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무역전쟁을 극복해낼 수 있는지는 얼마나 많은 재고량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면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관세 부담을 기업들이 끌어안거나 소비자들에게 전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제조 업계도 출혈이 예상된다. 미국산 자동차가 보복 관세 명단의 최상단에 놓이면서 중국에서만 무려 40%의 관세 부과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가 수입 차량에 대한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한 상황에서 포드와 테슬라는 각각 ‘링컨’과 ‘모델S’ 차량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보복관세에 따른 부담으로 최근 제품 '모델S', '모델X' 가격을 각각 15만 위안(약 2500만 원), 25만 위안(약 4200만 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지난 6일 아직 가격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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